2026.02.26 (목)

  • 흐림동두천 7.3℃
  • 흐림강릉 6.8℃
  • 구름많음서울 8.5℃
  • 흐림대전 9.1℃
  • 흐림대구 8.1℃
  • 흐림울산 8.3℃
  • 흐림광주 10.2℃
  • 흐림부산 9.3℃
  • 흐림고창 7.9℃
  • 제주 11.1℃
  • 흐림강화 5.4℃
  • 흐림보은 8.5℃
  • 흐림금산 7.7℃
  • 흐림강진군 10.4℃
  • 흐림경주시 8.3℃
  • 흐림거제 9.8℃
기상청 제공

[심층분석] 삼성물산, 지난해 이익 늘리고 성장 줄였다…올해 전략은?

지난해 손익 중심 경영 펼쳐…2026년은 ‘관리 전략’ 선택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삼성물산의 2025년 실적표에는 숫자만큼이나 뚜렷한 흐름이 있다. ‘속도 조절’이다.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건설 매출이 크게 줄었고, 2026년 수주 목표도 7.7조원으로 낮춰 잡았다. 4분기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회사는 이를 구조적 회복으로 단정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2026년 건설부문 수주 목표를 낮춘 점은 전략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이번 실적은 숫자보다 삼성물산의 선택이 더 분명히 드러난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 전사 이익은 늘었지만, 구조는 달랐다

 

삼성물산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0조7420억원, 영업이익 3조29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조3610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100억원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실적이다.

 

하지만 실적의 내용을 뜯어보면 전사 이익 개선의 중심은 건설이 아니었다. 상사·바이오 부문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하며 전체 수익성을 떠받쳤다. 특히 바이오 부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동률 상승과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건설부문은 전사 실적에서 명확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건설 매출 감소 폭만 4조원을 넘으며 전체 매출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사 실적이 유지된 것은 포트폴리오 효과 덕분이었다.

 

이 구조는 이번 실적이 ‘건설 회복’이 아니라 다각화 전략의 방어력 시험에 가까웠음을 보여준다. 숫자는 반등처럼 보이지만, 본업의 회복과는 결이 다르다.

 

이 지점에서 삼성물산의 실적은 성적표이자 경영 전략 보고서처럼 읽힌다.

 

◇ 건설 매출 4조 감소, 숫자 뒤에 숨은 공백

 

건설부문 매출은 2024년 18조6550억원에서 2025년 14조1480억원으로 급감했다. 단순한 실적 부진으로 보기엔 감소 폭이 크다.

 

이 감소는 수주 부진보다는 매출 인식 구조 변화의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간 하이테크·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해 왔는데, 이들 프로젝트가 2024년까지 집중 준공되며 2025년에는 자연스러운 공백 구간이 발생했다.

 

실제로 2025년 건설 수주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신규 수주 물량의 매출 인식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실적 공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건설업 특유의 시차 구조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 구간을 구조적 하락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건설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는 인식은 공유되고 있다.

 

관건은 이 공백 이후의 회복 속도다. 신규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2026년 상반기 이후로 밀릴 경우, 실적 회복은 한 분기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4분기 반등, 회사도 말을 아낀 이유

 

2025년 4분기 건설 실적은 분명 개선됐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54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도 소폭 증가했다. 해외 플랜트와 하이테크 프로젝트 준공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 반등을 구조적 회복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4분기 실적 개선은 준공 매출 반영에 따른 효과”라며 “이 흐름이 2026년까지 이어질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같은 신중한 태도는 이례적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분기 반등을 회복 신호로 해석하는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말을 아꼈다. 이는 실적 가시성에 대한 내부 판단이 아직 높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하이테크·플랜트 프로젝트는 매출 변동성이 크고, 수주와 매출 인식 사이의 시차가 길다. 단일 분기 개선으로 흐름을 단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런 태도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건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안정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매출 인식이 지연될 경우 단기 실적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 수주 목표 7.7조, 보수 전략의 신호

 

삼성물산의 2026년 수주 전략은 이번 실적의 해석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회사는 건설부문 시공 수주 목표를 7.7조원으로 설정했다. 최근 수년간과 비교하면 확연히 보수적인 수치다.

 

이 목표는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전략 전환의 신호다. 삼성물산은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회사는 성수·여의도·목동 등 사업성과 입지가 검증된 핵심 지역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공격적 경쟁보다는 실패 확률이 낮은 프로젝트를 고르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공사비 상승과 원가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성장은 오히려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삼성물산의 보수 전략은 위축이 아니라 위험 관리에 기반한 속도 조절에 가깝다.

 

삼성물산은 2026년 매출 44조5000억원을 전망하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톤은 전반적으로 신중하다. 사업 전략 역시 하이테크·플랜트·바이오 등 고부가 분야 중심의 선별 성장에 맞춰져 있다.

 

이는 2026년을 확장 국면이 아닌 안정화 국면으로 설정하고, 건설 부문 변동성보다 포트폴리오 균형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건설 부문은 수주보다 매출 인식이 더 중요한 시점에 들어섰다. 수주가 실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곧 방향성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2026년을 ‘회복의 해’라기보다 ‘관리의 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상반기 실적 흐름이 하반기 전략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