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6 (목)

  • 맑음동두천 -1.4℃
  • 흐림강릉 5.1℃
  • 맑음서울 3.4℃
  • 맑음대전 0.6℃
  • 흐림대구 6.6℃
  • 흐림울산 8.7℃
  • 맑음광주 3.3℃
  • 흐림부산 8.9℃
  • 맑음고창 -1.0℃
  • 흐림제주 9.7℃
  • 맑음강화 1.0℃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2.2℃
  • 맑음강진군 0.4℃
  • 흐림경주시 6.5℃
  • 흐림거제 8.5℃
기상청 제공

[데스크 칼럼] ‘세무사법 개정’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편집위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상정한 세무사법 개정안은 지난 5월 20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끝내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700여명의 56기 세무사시험 합격자와 국세경력 세무사 등 1000명이 넘는 세무사가 적법하게 ‘등록’을 통해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는 길은 막히고 말았다.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보유한 변호사에게 부여하는 세무대리 업무의 범위에 대해 세무사와 변호사 업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제도는 지난 2017년 12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세무사법을 통해 이미 역사 속에 사라졌으나 2004년부터 2017년 사이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자가 세무대리업무등록을 할 수 없게 되어 있기에 헌법재판소에서는 세무사법의 ‘등록’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후 변호사에 세무대리 업무 중 ‘장부작성 대리’와 ‘성실신고 확인’ 업무를 배제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기재위를 통과해 법사위에 계류됐으나 끝내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고 폐기됐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던 5월 20일 오전 법사위전체회의에서 여상규 위원장은 “세무사법 개정안은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상정하지 않았다”라며 “정부안이 국회 기재위를 통해 내용이 변경됐으며 이는 위헌성 있는 법안으로 이를 그냥 통과시켰다가 추후 헌법소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무사법 개정안이 정부안에서 기재위 안으로 내용이 변경되어 위헌성이 있다는 위원장의 발언에는 의문이 남는다.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발의는 정부(기획재정부)와 국회의원 입법을 통해 각각 이뤄졌으며 기재위에서 서로 다른 내용의 개정안을 토대로 대안을 마련해 법사위에 회부한 것이다. 이를 마치 정부안의 내용을 (기재위 입맛대로) ‘변경’했다고 하는 것은 변호사 측에 기운 편향된 의견이라는 지적이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의 요지는 변호사에게 전면적·일률적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하지 말아야 하고,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 등은 변호사의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사위에 계류됐던 세무사법 개정안에 변호사에게 허용할 세무대리 업무 중 회계 관련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장부작성대리’와 ‘성실신고확인’이 제외된 것은 이러한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른 국회 기재위의 깊은 고심의 흔적이다.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세무사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고, 상임위인 기재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일 년 가까이 걸릴 전망이다. 21대 국회에서도 변호사와 세무사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조정과 합의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공짜로 주어졌던 변호사의 세무사 자동자격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는 시대의 변화와 전문화에 따른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뒤늦게 예규를 통해 세무사법이 개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임시 관리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등록’ 없이 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사뿐 아니라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도 여기에 포함된다.

 

변호사에게 세무대리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기 위한 정부의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무와 회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변호사의 세무대리가 시작되면 실제 업무는 사무장이나 경력직원에게 맡기게 되어 부실 세무대리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드높다.

 

이제 모든 공은 21대 국회로 넘어갔다. 입법자들은 시대적 변화와 헌법재판소 결정의 의미를 충분히 살린 개정안을 마련해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전문직인 세무사의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하고, 납세자에게 양질의 세무대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