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22.0℃
  • 서울 16.9℃
  • 흐림대전 18.0℃
  • 흐림대구 21.2℃
  • 흐림울산 18.1℃
  • 흐림광주 17.7℃
  • 흐림부산 17.7℃
  • 흐림고창 15.5℃
  • 제주 16.8℃
  • 흐림강화 13.9℃
  • 흐림보은 17.5℃
  • 흐림금산 17.1℃
  • 흐림강진군 15.6℃
  • 흐림경주시 19.6℃
  • 흐림거제 17.5℃
기상청 제공

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국가별 와인 이야기 <이탈리아편 III>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다양성의 자부심으로 독립적인 와인을 만드는 나라 이탈리아. 로마 제국의 번성은 많은 산업을 발전시켰는데, 그 중 농업도 포함되었다. 물 대신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는 토양의 석회질이 풍부한 유럽지역에서 정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물로 인한 병에 걸리기가 일쑤였고, 포도주는 이에 하나의 대체수단으로 포도주에 물을 희석시켜 마시거나 와인을 마셔댔다.

 

혁신적인 시도로 기존의 전통 양조 방식의 틀을 깨고, 이탈리아 와인의 흐름을 바꿨던 일명 ‘슈퍼 토스카나’의 탄생과 건조한 포도로 만드는 독특한 전통 양조 방식까지, 과거와 현재를 잘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의 중심으로 떠나보자.

 

이탈리아 중부 지역

중부 대표 지역의 1등 공신은 단연 토스카나 지역이지만, 남부로 갈수록 온화한 기후가 더해져 육질감이 탄탄하고 풀바디한 스타일의 레드와인들이 대거 나타난다. 과거 남부지역은 저가 와인을 벌크로 주로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이미지 변신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북부지역보다 더욱 다양한 토착품종들이 나타나며, 등급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개성이 돋보인다.

 

 

 

 

중부지역의 토스카나 지역이 일종의 실험실(?)이었다면, 남부로 갈수록 지역별 특색이 돋보이는 토착품종들이 잘 자리 잡고 있고, 무엇보다 가성비 좋은 와인들이 주를 이룬다. 풀리아(Puglia)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이탈리아포도 품종 중 하나인 ‘프리미티보’는 뭉근하게 졸인 블랙 체리같은 진한 풍미와 풀바디함, 그리고 입안에 남는 약간의 단맛이 마치 ‘이탈리아산 맥심 커피’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진판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베수비오 화산으로 유명한 깜파니아(Campania) 지역에서는 과거 그리스에서 넘어온 품종들이 토착 품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우라시(Taurasi) 지역에서 만드는 알리아니꼬(Aglianico)와인은 단단한 탄닌감과 자연적인 산미가 높은 와인이다. 전형적인 만생종인 알리아니꼬는 유난히 천천히 익기 때문에 산미를 품은 채로 세상에 나오는데 이렇게 진한 색상의 높은 산미를 가진 와인은 별로 없기 때문에 더욱 유니크한 느낌을 준다.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인 그레코 투포(Greco di Tufo)에서는 그레코 포도로 만든 청사과향이 감돌면서 미네랄리티가 뛰어난 와인을 만든다. 향긋한 꽃내음과 꿀 늬앙스를 풍기는 피아노(Fiano)화이트품종은 마치 세상 모든 여자들이 사랑할 수 있는 품종 같다. 차가운 샐러드와 먹거나, 별도의 음식없이 향을 음미하며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금세 한병이 비워진다.

 

Sicily_시칠리아

영화 ‘대부’의 배경이자 마피아의 도시로, 이탈리아 특산품인 올리브와 레몬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거리마다 레몬과 올리브 나무들이 즐비해 있고,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휴화산이 있는 곳이다. 신선한 식재료 조달이 가능해 과거부터 해산물요리가 크게 발달하였고, 유명한 레스토랑도 많이 모여 있다.

 

과거 화산폭발로 인해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토로 이루어져있어, 여기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특유의 미네랄이 있다. 과거에는 오로지 토착품종으로만 와인을 생산했으나, 유럽 포도 품종이 잘 정착하여 뛰어난 성과를 보이자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등 유럽 포도 품종을 사용하다가, 현재는 다시 토착 품종인 네로 다볼라(Nero d’Abola)와 네렐로 마스카레제(Nerello Mascarese)에 집중하고 있다.

 

붉은 과실향이 풍부하고 감초향이 감돌며, 꽤 단단한 스타일인 네로 다볼라는 시칠리아 특색 포도품종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약간의 매콤한 풍미를 가지고 섬세한 탄닌을 가진 네렐로 마스카레제도 그 후발주자로 달리고 있다.

 

 

 

 

Sardegna _사르데냐

달콤한 와인들만 판매하던 예전과 달리 드라이한 와인들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투자를 통해 벌크 와인을 생산하였던 지역이지만, 시칠리아 만큼의 영광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1700년대까지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 포도 품종이 넘어와 토착 역할을 하고 있다.

 

가르나차 포도가 그것인데, 여기에서는 칸노나우(Cannonau)라고 부른다. 섬 전반에 걸쳐 스위트와 드라이타입을 만들고있다. 프랑스에서는 롤(Rolle)이라 부르는 포도인 베르멘티노(Vermentino)도 이 지역에서는 국민 청포도이다. 뚜렷한 시트러스 풍미와 아주 상쾌한 화이트 와인이다.

 

이 지역은 이탈리아의 최후의 보루로 남겨진 느낌이 든다. 수령이 오래된 포도가 즐비하고 있고, 시도되지 못한 토착품종들이 많이 남겨져 있다. 다양한 시도가 아직 필요하다. 슈퍼토스카나를 만든 야심찬 도전정신이 있는 와인 메이커의 부재가 아쉽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