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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여름과 화이트 와인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갑갑한 여름에 시원한 화이트 와인 한 잔의 기쁨이 벌써부터 가슴을 뛰게 만든다. 동글동글한 얼음이 가득한 쿨러에 와인의 목덜미까지 깊게 박혀 단 한 방울까지 차갑게 칠링된 와인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마치 선물상자를 개봉하기 전처럼 설렌다.

 

750ml 기쁨. 빨리 마시든, 천천히 마시든 모두 내 맘이다. 소주, 맥주에 비해 넉넉한 양은 늘 마음에 풍족함을 준다. 여름 시즌 내 몸에 가장 가까운 물! 화이트 와인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러 화이트 와인 품종이 있지만, 특히 여름에 어울리는 와인들이 몇 개 있다. 아주 아주 차갑게 그리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쇼비뇽 블랑이 그 대표적이다.

 

쇼비뇽 블랑은 여러 나라에서 생산하지만 그 중 ‘뉴질랜드’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자연의 혜택을 보았다. 청정한 자연환경과 서늘한 기후의 합주가 탄생시켰으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쇼비뇽 블랑이 여기에서 나온다.

뚜렷한 자몽향과 하늘을 찌를 듯한 쨍쨍한 산도가 최단 기간 안에 뉴질랜드를 최고의 와인산지로 만들었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늘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신선한 포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비교적 어린 빈티지의 쇼비뇽 블랑은 그 산뜻함이 더해진다. 기본 캐릭터는 뚜렷한 자몽향과 높은 산도이며, 프랑스의 상세르(Sancerre) 지방에서는 여기에 스모크향(연기향과 비슷)이 감도는 복합적인 풍미를 가진 와인들도 있다. 뉴질랜드의 ‘말버로우’ 지역에서 생기 가득한 와인을 생산한다.

 

리슬링은 요정 같은 이미지의 품종이다. 드라이 타입부터 스위트까지 나라별, 지역별로 다양한 스타일로 와인을 만든다. 기본적으로 리치, 파인애플 등 과일 한바구니 가득 풍부한 열대과일향을 가지면서도 생생한 산도의 조화가 절묘하다.

 

또한 특유의 석유향을 풍길 때가 있는데 이는 숙성과정 중에 생기는 복합적인 풍미로 휘발성이 높다. 이 향을 ‘패트롤향’이라고 칭한다. 독일에서는 주품종으로 사용하며, 서늘한 날씨에도 천천히 잘 익어 수확 시에 당도가 높은 순으로 등급을 매긴다. 프랑스 알자스지역에서도 고품질의 리슬링을 생산한다.

 

샤도네이는 나라별로 생산자별로 각자 다른 스타일로 생산되는데 여름에 가까운 청명한 스타일은 뭐니뭐니해도 프랑스 샤블리지역 와인이다. 과거 바다였던 샤블리는 토양에서 굴 껍질, 조개껍질 등을 종종 볼 수 있는데 ‘키메리지앙’이라는 미네랄이 가득한 독특한 토양에서 오크 숙성하지 않은, 새콤상큼한 시트러스 풍미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이곳의 그랑크뤼와 프리미에크뤼는 오크숙성을 한다)

 

굴, 멍게 등 싱싱한 해산물과 더없이 잘 어울리며, 테라스에 앉아 다리를 꼬고 가볍게 그냥 와인만 홀짝홀짝 마셔도 맛있다.

 

가성비 갑! 훌륭한 퍼포먼스 모스카토

 

모스카토는 크리미한 질감의 약탄산과 도드라지는 과실향, 그리고 단맛의 조화가 훌륭한 화이트 와인이다. 근래 들어서 다양한 품종 및 와인을 사람들이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와인산업 번영의 1세대를 이끌었던 모스카토를 가끔 찬밥 취급하는 게 아쉽다. 비교적 저가와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금액 대비 훌륭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고,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의 경계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와인이다.

 

과일 샐러드 혹은 생크림 케이크 등 과일 위주로 만들어진 디저트 종류와 잘 어울린다. 한식 중에서도 모스카토의 적정한 단맛은 떡볶이, 불닭 등 매운 음식과의 궁합도 아주 좋다. (우리는 성인이다. 언제까지 매울 때마다 쿨피스를 마실 것인가.)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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