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금)

  • 흐림동두천 1.1℃
  • 맑음강릉 6.5℃
  • 서울 2.1℃
  • 흐림대전 1.6℃
  • 흐림대구 4.5℃
  • 흐림울산 5.5℃
  • 구름많음광주 3.1℃
  • 흐림부산 7.9℃
  • 흐림고창 1.1℃
  • 흐림제주 6.6℃
  • 구름많음강화 1.8℃
  • 흐림보은 1.9℃
  • 흐림금산 1.5℃
  • 흐림강진군 4.1℃
  • 흐림경주시 4.6℃
  • 흐림거제 7.1℃
기상청 제공

[인터뷰] 황성필 변리사가 만난 스타트업 5편 - ‘메종 드 소피아 그레이스’의 김효진 대표

 

 

(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많은 여성들은 지니킴이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다. 지니킴은 1900년대 중반의 빈티지한 헐리우드 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국내외 많은 여성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니킴은 브랜드로서도 유명하지만 회사를 창립한 구두 디자이너의 이름이기도 하다.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지니킴에 대하여 알 것 같다. ‘아이유’의 빨간 구두를 만든 디자이너, 드라마 ‘아이두아이두’의 구두 디자이너 ‘김선아’가 일하는 회사, 우리나라의 탑스타들이 한 번쯤은 신어본 구두, ‘미란다 커’, ‘패리스 힐튼’, ‘타이라 뱅크스’, ‘토니 브랙스톤’ 등 내노라하는 톱 할리우드 스타들이 신은 구두, 미국에서 방영된 인기 티브이쇼 ‘아메리카 넥스트 탑모델’의 심사위원,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에 샤넬과 함께 나란히 판매되었던 구두. 패션회사는 창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니킴’이라는 이름은 지니킴의 창립자이자 디자이너인 김효진 씨의 영문 이름이다. 그녀의 영문 이름을 브랜드의 이름으로 사용하다 보니, 우리에게는 디자이너 김효진이라는 이름보다는 디자이너 지니킴으로 익숙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신발장에 한 개쯤은 가지고 있는 지니킴의 창립자인 ‘김효진’의 창업 스토리는 스타트업 창립자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기에 소개해보려 한다.

 

지니킴의 창업 스토리

 

전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그녀의 창업 스토리는 2006년부터 시작된다. 창업 전 그녀는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보그 매거진의 인턴 사원을 거쳐, 홍보대행사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 담당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국내의 좋은 회사에서도 다양한 일을 배우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국보다 더욱 큰 세계에서 진짜 ‘패션’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많은 고민 끝에 결국 20대 중반, 뉴욕주립대의 패션학교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로 유학을 떠난다. 그곳에서 패션 머천다이징을 전공했으나, 젊지 않은 나이에 유학을 떠났던 탓인지 현지에서 적당한 직장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면접에서 계속 실패를 하며 좌절하던 어느날 우연히 친구가 다니던 슈즈 메이킹 클라스를 수강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구두 디자인을 처음 접하게 된다. 그리고 구두를 만드는 것을 배우면서, 다시금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게 되고, 성공한 구두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스토리도 독특하다. 그녀는 패션의 본고장이라는 뉴욕에서 구두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고 싶었지만, 뉴욕이나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실제 구두를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구두 공장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한 구두 재료상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가장 핫한 구두 ‘라스트(구두를 만들기 위한 발모양의 모형)’가 모두 한국에서 제작되어 수입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구두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뉴욕에서 구두를 공부하겠다던 그녀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구두를 만들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결국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구두를 만드는 법을 기초부터 다시 배운 뒤 돌아오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성수동의 허름한 공장에서 막내 디자이너로, 신발 제작의 실무를 기초부터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1년이 지날 무렵, 부모님에게 빌린 400만원으로 25개의 구두 샘플을 만들어 온라인에 그녀의 첫 슈즈 브랜드 지니킴을 론칭했다.

 

이 때가 2006년이다. 브랜드의 이름도 독특하고 당찼다. ‘지니킴 헐리우드’. 그녀가 뉴욕에 있을 때 즐겨찾던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녀는 그곳에서 오래된 1950년대의 패션잡지(보그, 바자매거진 등)를 즐겨 보곤 했다. 그 잡지들에 자주 등장하던 화려한 패션스타일과 헐리우드 배우들의 글래머러스한 라이프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지금의 ‘지니킴’이다.

 

헐리우드까지 진출한 지니킴의 무모한 도전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구두의 색은 무난하지 않았다. 파격적인 초록색, 빨간색, 보라색 등 화려한 컬러의 실크로 만든 글래머러스하고 로맨틱한 하이힐은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론칭한지 몇 달만에 월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

 

그리고 갤러리아 명품관을 시작으로 많은 백화점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에서의 성공 이후 헐리우드 스타일이 컨셉이었던 만큼, 헐리우드 배우들에게 본인의 구두를 알리고 싶었다. 무모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큰 트렁크에 화려한 신발샘플을 챙겨 넣고, 혈혈단신으로 지니킴이 소개된 잡지를 들고 LA로 갔다. 아는 사람이 누가 있었겠는가.

 

뉴욕에서 학생 시절에 즐겨보았던 TV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해당 방송에서 헐리우드 스타들이 자주 가는 숍들을 기억해냈고, 출연했던 헐리우드 배우들의 취향까지 생각하여 그녀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만들었고, 헐리우드 스타들이 자주 가는 숍에 꾸준히 구두를 가지고 방문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구두를 헐리우드의 숍에 입점시킨다. 지니킴은 헐리우드 스타들도 사랑하는 구두가 되었고, 그녀는 떠오르는 새로운 구두 디자이너로 ‘ELLE’, ‘PEOPLE’ 등 유명 매거진과 뉴스에 소개되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도 한 그녀의 브랜드 론칭 스토리가 즐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보다도 구두를 사랑하는 열정을 가진 한 청년이 꿈을 실현해낸 스토리에서 우리는 진정한 스타트업 정신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수만 개의 패션 브랜드가 생겨나고,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 브랜드 비즈니스에서 지니킴의 이야기는 심플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열정과 실행력은 때로는 엄청난 재능이나 자본력을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스타트업의 원동력이 된다. 2014년 패션브랜드 지니킴은 25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게 되고 큰 확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녀는 다양한 내부 사정에 의하여 자신이 창업한 회사인 지니킴과 결별하게 된다.

 

지니킴의 새로운 브랜드 ‘메종 드 소피아 그레이스’

 

구두 디자이너 지니킴은 자신의 브랜드인 지니킴을 떠나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그녀는 2018년 ‘메종 드 소피아 그레이스’를 론칭하였고 새로운 글로벌 도전을 진행 중이다. 그 사이에 결혼도 하여 소피아라는 사랑스러운 딸도 생겼다.

 

새로운 브랜드는 그녀의 딸의 이름에서 착안하였다. ‘메종 드 소피아 그레이스’는 지혜의 ‘소피아(Sofia)’와 은혜를 뜻하는 ‘그레이스(Grace)’는 의미가 있다. 구두 디자이너로서 과거의 영광이 헐리우드 배우들의 화려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했다면, 그녀의 새로운 브랜드는 그녀만의 안정적인 클래시컬한 여성미를 담고 있다.

 

필자가 구두디자이너 지니킴을 알고 지낸 지는 15년 정도 된 것 같다. 배우 한지혜와 지니킴의 콜라보레이션, 수많은 행사 등 많은 일도 함께 했었다. 그런만큼 그녀의 새로운 브랜드의 성공을 당연히 응원한다. 그러나 구두디자이너 지니킴은 해야할 일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가진 열정과 실행력을 젊은 스타트업들에게 전달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열정, 실행력을 바탕으로 무모한 도전을 글로벌로 성공시켰던 그녀는, 우리가 창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진정한 의미의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이다.

 

 

[프로필] 황성필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현)이엠컨설팅 대표
•(현)LESI YMC Korea Chair, INTA Trademark Office Practices Committee
•(현)서울시, 연세유업, 파일러, 레페리, 아이스크림키즈, 스냅테그, SBSCH 자문 변리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