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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 마이너스 세수, 국세청 공무원들만의 체루이려나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본지 논설고문 겸 대기자) 예나 지금이나 세입예산의 재원인 세수관리 곳간을 책임지는 곳이 국세청이다. 해마다 배시액(配示額)을 짜서 배정한다. 관서별 개인별 목표치 달성을 둘러싼 치열한 세수 마감 작전은 일선 세무서 현장창구를 뜨겁게 달군다.

 

을사년 새해에도 673조 3000억의 세입예산액이 확정됐다. 정부 예산안보다 4조 1000억이 감액돼 예산국회를 통과시켰다. 2023년은 50조여원 2024년은 약 30조여원의 세수결손을 보여 2년 연속 세수 펑크 국면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372조 9000억의 2025년 새해 국세수입 예산이 확정됐다. 357조 1000억이었던 2024년 예산대비 15조 8000억이 증가한 수치다.

 

덜 절제되고 척박했던 조세 환경 속에서 국세청 개청 첫해 700억 징수 실적을 올려 세수징수 행정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고 환호성을 올렸다. 그런 감동은 잠시 잠깐,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비상세수 채우기 대작전 명령이 떨어진다. 경제개발 계획에 쓰일 재원확보를 위한 국세공무원들의 잰걸음이 세수 증대 극대화 행정으로 급전환, 세정현장을 긴장시킨다.

 

국세 행정은 그 분위기를 한껏 탄 듯 선납 세수인 조상징수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 행정을 저지르고 만다. 국세 행정의 신뢰는 그야말로 땅에 곤두박질쳐졌다. 좀 과하지만 ‘세수 구걸’이나 진배없는 세수 미리 거두어들이기 전략(?)을 세울 만큼 권위적 세수 행정인 과세권이 변질된 듯 퍽 궁색해져 버린다.

 

1960~70년대 전후반경이다. 세수 행정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국세공무원들이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조상징수와 관련된 일선 관서를 대상으로 세수 실적 체크가 회오리쳐졌다. 세원이 빈약한데 세수 실적 점검은 당연한 듯 강행 일변도다. 세수 주름살은 점점 커졌고 세금 징수 압박감은 기업의 부담으로 되살아난다. 국세 행정의 특권이자 주 무기인 과세권이 세게 작동한 탓이다.

 

당시 직원인 세무서 분임징수관(현 조사관)들은 징수 실적에 가슴을 조이며 뛰었다. 심지어 기업에 직접 방문할 정도로 부족 세수 채우기 행정은 그칠 줄을 몰랐다. 할당된 세수를 못 채우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는 고육책이기도 하다. 반면 기업 쪽에서는 조상징수에 불응하면 보복 성격의 세무조사라도 받을까 두려워 선납 징수를 거부하기가 참 어려웠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 간다. 세수 부족이 낳은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세무 부조리의 한 단면으로 둔갑할 여지를 배제하기가 힘들다.

 

-강민수 청장, 성과 못지않게 연속 세수결손 책임 무거워…새해 다짐 당차

-좋은 징수 행정은 성실한 100% 자진신고 납부뿐, 세수 부족이 낳은 애환

-세금 한 톨 한 톨마다 국세공무원의 애간장이 다 녹아들어 형성된 결정체

-이게 바로, 반세기 넘게 큰 ‘몸체’ 까딱없이 업고 달린 국세공무원들의 자화상

 

몽땅 세수 부족이 낳은 애환들이다. 세금 한 톨 한 톨마다 국세공무원들의 애간장이 다 녹아들어 형성된 결정체라 해도 넘치지도, 과분하지도 않다. 그러기에 지상 최대 징수 행정이라고 일컫는 100% 성실한 자진신고납부를 실행하기 위한 노심초사가 얼마였는지 그 누군들 쉬 알 리가 없다.

 

2024년 1분기분을 반영한 연도별 국세청 소관 세수 현황을 보면 △2013년은 190조2000억 △2014년은 195조 7000억 △2015년은 208조 2000억 △2016년은 233조 3000억 △2017년은 255조 6000억 △2018년은 283조 5000억 △2019년은 284조 4000억 △2020년은 277조 3000억 △2021년은 334조 5000억 △2022년은 384조 2000억 △2023년은 335조 7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직 전년도인 2023년 국세청 세수 현황을 보면 388조 800억 7000만원의 예산액 중 징수결정액은 400조 3880억 3700만원이었는데 실제 수납액은 335조 6723억 4800만원에 불과했다. 불납결손액이 2조 2795억 1800만원이고 미수납액이 62조 4361억 7100만원에 이른다. 따라서 징수비율은 86.5%로 나타나 13.5%의 마이너스 세수 징수비율을 보였다.

 

“우리 세무서는 세수에 얽매인 행정은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직원들의 자질향상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는 세수 사령탑의 산실인 모모 세무서장의 느긋한 자태에서 풍기는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은 슬픔과 감동에 젖은 찐 눈물인 체루(涕淚)를 머금은 듯한 세무공무원처럼 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듯 눈에 선하다.

 

김영삼 정부 때다. 세수 초과달성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청와대 초청 만찬에 국세청 간부들을 불러 샴페인을 터트렸다. 당시만 해도 청와대 초청 만찬은 국세청이 처음이라서 화제를 뿌릴 만했다. 이철성 당시 서울국세청장의 ‘옥상 건배’ 사건을 통해서도 그 무렵, 세수 징수목표 달성에 대한 국세공무원들의 간절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느낌이 간다. 가히 세수징수 실적이 차지하는 무게감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는 길이길이 기억될 명장면이다.

 

2024년은 밖으로는 납세 국민의 아픔을 보듬고 안으로는 구성원을 보듬고 잘 다독여서, 제대로 일할 기틀을 다진 시간이었다면, 2025년 새해에는 이를 토대로 흔들림 없이 묵묵히 할 일을 해나가는 국세청의 모습을 보여드릴 때라고 강민수 국세청장은 신년사에서 천명한다. 이러한 성과에 대한 자평과 다짐에 반해 2년 연속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세수결손 상황을 무겁게 책임을 느낄 만큼 그는 새해 국세 행정 기본 틀을 세세히, 그리고 알차게 다져나갈 각오 또한 당차다.

 

하지만 탄핵정국 회오리 속에서 벌써 추가경정예산을 상정해야 한다는 등 입법국회가 미완의 불확실성으로 안팎 정황이 녹록하지 않다. 그러나 엘리트 조직답게 전통적 에너지로 잘 버텨온 국세청 구성원들이다. 빛 발치는 외부압력에도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똘똘 뭉쳤다.

 

8.3 긴급명령과 1.14 긴급조치 때는 물론이고 IMF 외환위기 때도, 미완의 상태인 코로나19 펜데믹 환경 속에서도, 그리고 12.3 비상계엄 때도 흔들림 없이 늘 함께하지 않은 적이 없다. 반세기 넘게 줄곧 그 큰 ‘세수청 몸체’를 까딱없이 오늘도 업고 달린다. 이게 바로, 국세청 공무원들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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