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4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
  • 구름많음강릉 9.9℃
  • 박무서울 5.0℃
  • 박무대전 1.9℃
  • 연무대구 0.6℃
  • 연무울산 3.4℃
  • 박무광주 2.8℃
  • 구름많음부산 8.0℃
  • 맑음고창 -0.7℃
  • 맑음제주 6.9℃
  • 구름많음강화 4.4℃
  • 구름많음보은 -2.2℃
  • 흐림금산 -1.8℃
  • 맑음강진군 -0.5℃
  • 맑음경주시 -2.1℃
  • 구름많음거제 3.6℃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세제 못 건드리는 나라, 부동산은 왜 매번 흔드나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집값 논의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10·15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막히고 규제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은 이미 얼어붙었다.

 

하지만 집값을 좌우할 핵심 변수인 ‘세제 개편’ 방향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내년 5월 종료되는데, 정부는 연장 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보유세 강화·양도세 조정 등 핵심 개편안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듯 조용히 묻혀 있다.

 

그 와중에 경실련은 대통령비서실 공직자 28명의 부동산 재산 분석을 공개했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의미는 무겁다.


대통령실 공직자 10명 중 4명(39%)이 실거주가 아닌 전세 임대 운영을 하고 있고, 서울 주택 보유 공직자 12명 중 4명은 실거주하지 않는다. 비주택 건물 보유 공직자 11명 중 7명도 임대 운영 중이다.


정책을 설계하고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핵심 참모들의 부동산 운용 방식이 ‘집을 보유해 임대수익을 얻는 구조’에 가깝다는 의미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따라 나온다.
이 구조에서 보유세 강화가, 다주택 규제가, 장기특공 축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사실 한국 부동산 정책의 ‘핵심 오류’는 반복된다.


집값을 잡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수단은 세금이다.
보유세 강화는 매수·매도 타이밍을 조정하고, 다주택자 양도세는 시장 공급을 늘린다. 장기특별공제 조정은 고가 1주택자의 절세 수단을 바로잡는다. 전 세계가 증명한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 확실한 도구를 알면서도 쓰지 못한다.
이유는 단 하나, 세금은 시장의 도구가 아니라 정치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누구도 보유세 인상을 말하기 어렵다.
고가주택 보유자, 다주택자 모두 주요 유권자층이다.


정치적 계산이 개입하는 순간, 정책의 진정성은 후순위로 밀린다.

 

여기에 정책을 집행해야 할 관료조차 다주택·임대 구조에 놓여 있다.
스스로 대상이면서 스스로 요율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다.


정책 설계자와 정책 대상자가 겹치는 구조는 결국 “딱 필요한 조치를 가장 먼저 피하는”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한국 부동산 정책은 매번 같은 식으로 반복된다.
거래가 끊기면 규제지역을 넓히고, 대출을 조인다.


집값이 오르면 토허구역을 확대하고 공공물량을 내세운다.
그러나 정작 시장 체질을 바꾸는 핵심인 ‘세금’은 선거와 이해관계 앞에서 금기처럼 봉인된다.

 

한국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해결책은 모두 알고 있지만,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세금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한국 정치·관료 구조에서는 가장 쓰기 어려운 수단이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 부동산 정책은 앞으로도
핵심은 비켜가고 주변만 건드리는 익숙한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