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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4지구 유찰 후폭풍…‘도면 제출’ 놓고 조합·대우건설 법리 충돌

공사비 검증 불가 판단 vs 절차 위반 반박
수주전 핵심 쟁점 ‘입찰 기준’으로 번져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 핵심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되면서, 공사비 검증 기준을 둘러싼 법리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시공 조건 경쟁이었던 수주전의 초점이 입찰 절차의 적법성 논쟁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10일 조세금융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조합은 “필수 설계도면이 누락돼 공사비 검증이 불가능했다”며 유찰을 결정한 반면, 대우건설은 “입찰지침에 없는 기준을 사후적으로 적용한 절차 위반”이라며 맞서고 있다.

 

전날 마감된 입찰에서 시공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조합이 서류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도면 제출 요건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졌고, 조합은 필수 자료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입찰을 유찰 처리했다.

 

조합이 공개한 입찰 서류 접수 당시 사진에 따르면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간 제출 물량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조합 설명에 따르면 모든 입찰도면을 제출한 롯데건설은 총 4개의 박스를 접수한 반면, 대우건설은 2개의 박스를 제출했다. 조합은 이 과정에서 구조·기계·전기·토목 등 8개 분야의 도면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성수4지구는 초고층 개발이 예정된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구조 안정성과 함께 향후 공사비 증액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증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조합은 이번 유찰 결정이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니라, 공사비 검증을 위한 실질 자료 제출 여부를 기준으로 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는 반드시 기준점이 필요하고, 그 기준은 도면 검토를 통해서만 설정할 수 있다”며 “다른 시공사가 모든 도면을 제출한 상황에서 특정 업체만 주요 도면이 빠진 상태로는 공정한 비교와 검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 마감 이후 도면 보완 가능성도 확인했지만, 제출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우건설은 조합의 판단이 입찰지침 해석을 넘어선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입찰지침과 입찰참여안내서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내역서 첨부)’만 명시돼 있을 뿐,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규정돼 있지 않다”며 “지침에서 요구한 모든 서류를 충실히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서울시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에서도 통합심의 단계에서는 계획서 수준의 자료만 요구된다며, 입찰 단계에서 세부 도면 제출을 필수로 보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도 내놨다. 기계·전기·조경·토목 도서는 대안설계 시 필수 입찰서류가 아니라는 법원 판례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조합이 이사회나 대의원회 등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유찰을 선언하고 재입찰 공고를 게시했다며 “절차적 하자가 있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입찰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입찰지침은 조합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 기준”이라며 “공사비 증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판단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합 측은 “지침 해석에 이견이 있었다면 사전에 질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시공사 선정 과정의 최우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정비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 정비사업 입찰에서 핵심 설계도면 제출 범위를 두고 실질 판단과 법리 해석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의 본질은 도면 제출 자체보다 입찰 단계에서 공사비 검증을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느냐는 기준 충돌”이라며 “법적 판단에 따라 재입찰 일정과 사업 추진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충돌이 향후 정비사업 입찰 전반에서 설계도면 제출 범위를 둘러싼 기준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으로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절차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적 판단 결과에 따라 재입찰 일정은 물론 향후 시공사 선정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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