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맑음동두천 11.8℃
  • 맑음강릉 18.6℃
  • 연무서울 13.8℃
  • 구름많음대전 12.7℃
  • 맑음대구 12.7℃
  • 맑음울산 17.2℃
  • 구름많음광주 12.1℃
  • 맑음부산 16.4℃
  • 구름많음고창 8.7℃
  • 구름많음제주 14.5℃
  • 맑음강화 11.9℃
  • 구름많음보은 7.5℃
  • 구름많음금산 8.2℃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많음경주시 15.6℃
  • 맑음거제 13.5℃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성숙된 접근이 필요한 발효 3년차 한·중 FTA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2015년 12월 말 어려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야심차게 한·중 FTA의 돛을 올렸다. 한·중 FTA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막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시장을 지리상으로 매우 가까이 자리 잡은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는 좋은 도구로 전망됐다.


한·중 FTA의 부정적 성과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평가해 본다면 처음 예측한 것처럼 중국과 우리나라의 교역이 늘고, 우리 수출기업이 중국으로부터 편리한 절차 등의 서비스를 많이 제공 받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 이유로서 일단 정치적인 이유는 배제하고 철저히 실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문제는 우리 기업이 아무리 발버둥쳐본들 해결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실무적 접근으로써 중국 현지만이 갖고 있는 우리와 다른 시스템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의 차이다. 한국은 세관이나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는데 반해, 중국은 수출입 통관의 주무부서인 해관(세관)이 아닌 ‘중국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출입경검험검역국)’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에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이원화된 체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정책 실행에 있어 통일화 되지 않고, 서로 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중 FTA 협정 위배?


실례로 FTA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거래물품이 협정 체결국인 수출국과 수입국간에 바로 운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직접운송’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물건을 보내는 루트의 많은 부분이 중국의 본토에서 물품을 트럭에 실은 후 다리를 건너 홍콩에 있는 창고로 이동시킨 다음, 홍콩에서 우리나라로 선적하고 있다.


한·중 FTA에서 홍콩과 마카오는 그 대상 지역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홍콩에서 실려 들어오는 짐은 우리나라에 수입될 때 FTA 적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된다.


또한 수입자가 FTA 협정세율을 받기위해서는 협정국에 소재한 수출자가 수입자에게 FTA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하여 전달하여야 한다. 그 말은 원산지증명서 상의 수출자는 당연히 물품을 수출하는 수출 당사자 이름과 주소 등이 기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중 FTA가 발효되자 중국에서 발급한 원산지증명서상의 수출자는 협정에서 요구하는 수출자가 기재된 것이 아닌 원산지증명서 발급 ‘대행자’ 이름이 기재되어 있어 우리 세관당국에서는 이를 인정해 줄 수 없는 상황이 여럿 벌어졌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수출자가 자유로이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질량검험검역총국에 등록된 기업만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다른 매우 중요한 한·중 FTA 활용의 장애요소로서 HS 품목분류의 상이한 해석이 있다.


수출입하는 모든 물품에는 일정한 규칙에 의해 부여된 숫자번호가 매핑되어 있다. 이 번호는 전(全)세계 200여개 국가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번호’인데, 무역이 이루어질 때 그 대상 물품에 해당하는 번호를 찾아서 이를 수출입 관세당국에 신고하게 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물품에 해당되는 번호(HS Code : Harmonized System)를 찾아내는 과정(이를 품목분류라 한다)이 수반되게 되는데 이때 분쟁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조미김의 예를 들어보자. 조미김을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분류되지 아니하는 조제 식료품’으로 보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기타의 방법(가열)으로 조제한 식물’로 보아 서로 다르게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럼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어, 국가간 또는 납세자와 과세관청과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까. 이는 물품의 번호가 어디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상기 사례에서 만약 우리의 주장대로 조제 식료품으로 본다면 관세율이 8%가 된다. 그런데 중국 측 주장대로 조제식물로 본다면 45%의 관세율이 적용되어 그 차이가 37%나 벌어지게 된다.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조미김의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수입 관세율1)의 결정뿐만 아니라 내국세의 결정도 이 HS 품목코드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HS 품목분류의 중요성은 수입할 때 납부하여야 할 세금의 계산에서 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측이 주장하는 대로 HS가 분류된다면 FTA 협정세율을 적용하는 데 필수적인 역내산(우리나라 産) 물품으로 판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기준이 적용되어 지나, 중국 측에서 주장하는 대로 HS가 간다면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야만 한다.


이는 어쩌면 단순히 가시적인 관세율의 차이보다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FTA 원산지기준에 더해 식품위생법, 검역법,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약사법 등 49개 통합공고상의 법령에 대한 수입통관 시 별도의 법에서 정해져 있는 기관으로부터 승인이나 허가를 받아야 수출입이 가능한지 여부의 결정도 이 HS에 따라 정해져 있다.

나아가 수출물품에 대한 간이정액 관세 환급금 결정, 관세감면, 용도세율의 결정, 대외무역법에 의한 원산지표시대상 여부의 결정 등 어쩌면 관세적 측면에서 처음과 끝이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HS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HS가 동일한 물건을 두고 다른 번호로 생각하는 일이 왜 생기는 것일까. 이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인 관세청, 또는 국가와 국가 간의 서로 다른 문화, 관습, 경제, 정책 등의 여러 입장차이로 같은 물건을 두고도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같은 것으로 보아 결정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충 정하여 수출입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2017년은 한·중 FTA 발효 3년차로서 대부분의 품목이 매년 관세가 일정 부분씩 인하되는 관세인하 스케쥴 특성상 특혜 관세 이익이 한층 더 많아지게 된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내부 관세 행정과 그들만의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우리는 이에 잘 준비하여야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우리 기업의 대변인으로서 이행상 문제를 잘 준비된 논리로서 그들에게 대응하여 우리 기업이 충분히 FTA를 활용하여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고태진 프로필]

•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관세청 공익 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위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실무사 교재집필 및 출제위원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