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1 (수)

  •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5.9℃
  • 구름많음서울 3.3℃
  • 맑음대전 2.6℃
  • 연무대구 3.0℃
  • 구름많음울산 6.1℃
  • 맑음광주 2.9℃
  • 구름많음부산 8.2℃
  • 맑음고창 -0.5℃
  • 맑음제주 7.7℃
  • 흐림강화 1.0℃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0.6℃
  • 맑음강진군 2.2℃
  • 구름많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문화

[여행칼럼] 인도차이나반도를 종단하다(6) - 20세기 베트남 역사의 산실

 

(조세금융신문=황준호여행작가)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찌민시의 전경은 도시를 관통하는 사이공 강을 따라 장방형으로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강변으로 늘어선 마천루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그리고 지류를 따라 프랑스풍의 낮고 밀집된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고,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 외곽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얼핏 우리네 시골과 흡사해 보이지만 드문드문 야자나무 길게 늘어선 모습이 이색적이며 ‘남쪽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특히 저녁 무렵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도심의 야경은 가히 압권이다. 사이공 강에는 화려한 조명 깜빡이며 유람선이 쉴 새 없이 오가고, 거미줄처럼 이어진 도심의 가로등 불빛은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며 활주로 유도등처럼 오토바이와 차량, 그리고 사람들을 길라잡이하고 있다.

 

호찌민을 찾는 이들이 뜨거운 열도의 ‘남쪽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공항 게이트를 벗어나는 순간 호흡이 곤란할 만큼 뜨겁게 맞닥뜨리는 열기에 놀라고 공항을 벗어나면 도로에서 만나는 오토바이의 행렬에 베트남, 호찌민에 왔다는 것을 본격적으로 실감하게 된다.

 

바이크의 천국 호찌민

베트남은 바이크의 천국인 나라다. 베트남의 아침은 바이크 소리와 함께 시작되고 바이크 소리가 잦아들면 하루가 저문다. 그래서 바이크 소리는 베트남의 심장 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여만 명이 사는 호찌민의 바이크 울림은 상상을 초월한다.

 

호치민의 하루는 여섯 시면 시작된다. 노천카페도, 노천식당도 여섯 시면 문을 연다. 그리고 그 무렵 골목 골목에서 바이크 역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혈관 속을 질주하는 혈액처럼 종일 멈추지 않고 도시를 달린다. 바이크에서 나오는 엔진소리, 그리고 쉴 새 없이 눌러대는 경적은 마치 합주하듯 거대한 통 울림이 되어 종일 도시를 들썩거린다.

 

 

러시아워 시간에 바이크 뒷자리에 앉아 호찌민 대로 한복판에 갇혀 보시라. 사방에서 울리는 바이크 소리는 5.1채널 서라운드 못잖게 웅장하며 무분별한 즉흥연주다. 어디 그뿐인가! 빼곡히 서 있는 바이크들 사이를 헤집고 질주하는 모습은 게임 속 한 장면처럼 스펙터클 하다. 하지만 소음으로 들리던 바이크 소리와 경적이 이곳에 며칠 머물다 보면 아무렇지 않게 들린다. 익숙함이란 이렇듯 무서운 습관인 게다.

 

나라가 발전할수록 자동차가 늘고 바이크는 줄어들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바이크는 최고의 이동수단이자 생활 자체이기 때문에 쉽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듯 쉼 없이 오가는 바이크의 행렬은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이고 삶의 단면이다. 더운 지방 사람들의 게으름은 적어도 이곳 베트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들의 하루는 바쁘고 분주하다. 이들의 부지런함과 성실함, 그리고 끈질긴 민족성, 이러한 요소들은 나라를 성장시키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노천식당

호찌민 곳곳에서는 어둑해지면 길가 노천식당이 문을 연다.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이곳 노천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가볍게 술 한잔 나누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낸다. 메뉴도 조개 등을 이용한 해산물 요리부터 닭, 돼지, 타조, 악어요리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포장마차나 선술집 같은 이곳은 가격 면에서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호찌민 사람들에게는 휴식하기 좋은 쉼터다.

 

 

미니 테이블과 미니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현지 음식과 막대얼음 넣어주는 시원한 맥주 한잔 마셔보는 것, 호찌민 여행에서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여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 듯 이곳 역시 화려하고 훌륭한 고급식당이 즐비하지만 허름하면서도 생기발랄한 노천식당에서 소탈한 이곳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되고도 남음이다.

 

볼거리

도시의 역사가 깊은 만큼 호찌민 시내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특히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세워진 건축물들과 냉전 시대 아픈 상흔들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 그리고 다양한 시장 등을 둘러볼 만하다. 그 가운데 호찌민의 통일궁과 노트르담 대성당 건물은 베트남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건물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축조된 두 건축물 중 통일궁은 월맹군으로부터 통일이 되기 전까지 남부 베트남을 통치하였던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한 곳이며,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지배 시절 만들어진 건축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두 건물 모두 베트남 근대사를 겪어온 곳으로써 특히 통일궁은 남부 베트남인들에게는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통일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어느 쪽으로든 통일이 이뤄졌으니 다행일 수 있지만, 함락당한 지역의 국민은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아왔고, 오늘날에도 보이지 않는 차별이 빈번히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벤탄 시장과 사이공스퀘어는 중국 북경의 유명 짝퉁 시장인 수수가 시장과 견줄만한 베트남 최대의 짝퉁 시장이다.

 

호찌민을 찾는 배낭 여행가들이 반드시 들르는 여행자 거리(Bui Vien Walking Street) 노천카페에서 베트남산 커피 한 잔 마시며 유유자적하는 것도 해볼 만 하다.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남쪽 나라’ 베트남, 오랜 세월 중국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와 비슷한 유교 풍습이 남아 있어 낯설지가 않은 나라, 그 가운데 호찌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국가 경제를 리드하는 도시이며 가장 활기 넘치고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이렇듯 호찌민의 모든 것들을 느끼고 익히며 함께 어울려 보는 것 자체가 힐링 받는 베트남 여행이 될 것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