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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물 맑은 섬진강, 구례 다슬기요리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물 맑은 섬진강은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의 터전이다.

 

섬진강은 전북 진안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해 임실, 순창, 남원, 구례, 곡성, 하동을 지나 광양만에서 바다와 합류하며, 500리에 달하는 긴 여정을 마친다.

 

우리나라 강 중에서도 수질이 가장 깨끗한 강으로 알려져 있는 섬진강은, 그 덕분에 10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강 전역에 분포하는 다슬기, 벚꽃 필 무렵이 제철인 벚꽃굴, 그리고 산란철이면 남원 인근까지 거슬러 오르는 은어뿐만 아니라 섬진강을 대표하는 재첩까지 특색 있는 생물군이 가득하다.

 

특히, 모래가 풍부한 강하류 하동에서는 재첩이, 대부분 암반으로 이루어진 중·상류 지역에서는 다슬기가 많이 서식한다. 다슬기는 지역마다 ‘올갱이’, ‘대사리’, ‘고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섬진강 유역에서는 구례가 특히 다슬기로 유명하다. 이곳을 지나는 강 수질이 깨끗하고 강바닥에 암반이 산재해 있어 다슬기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슬기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 좋고,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반위(胃病)와 위통(胃痛), 소화불량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도 “간 기능 회복, 장 건강 증진,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다슬기는 오랫동안 음식 재료이자 민간요법의 약재로도 사랑받아왔다.

 

구례에는 다슬기를 주재료로 하는 전문식당이 많다. 이곳에서는 다슬기를 이용해 장을 담그기도 하며, 탕 뿐만 아니라 수제비나 칼국수 등 여러 요리에 활용한다.

 

 

 

 

대표적인 다슬기요리 중 하나는 올갱이장무침이다. 이 요리는 간장에 절인 다슬기에 고춧가루, 부추, 참기름을 넣고 무쳐내어 담백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자랑한다. 또 다른 별미는 다슬기수제비이다. 쫄깃한 수제비와 담백하고 시원한 다슬기 국물이 어우러져 구례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구례에서는 대부분의 다슬기 전문식당에서 다슬기탕, 다슬기수제비, 올갱이장무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특히, 올갱이장무침을 맛보고 싶다면 토지면에 위치한 ‘토지다슬기식당’이나 ‘섬진강다슬기식당’을 추천한다.

 

이 두 식당은 신선한 재료와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다슬기 요리의 깊은 맛을 선보인다. 읍내에서는 ‘부부식당’이 다슬기수제비탕을 잘 끓이기로 유명하고, 구례구역 부근에 있는 ‘고향가든’은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구례는 단순한 미식 여행지를 넘어 지리산을 찾는 여행의 관문이다. 봄에는 산수유꽃 축제,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고, 겨울철을 제외한 시기에는 노고단까지 오르는 성삼재행 버스가 운행된다.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구례는 뛰어난 명승지와 미식을 모두 갖춘 오감 만족 여행지다.

 

구례 여행에서 다슬기요리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별미다. 앞서 소개한 전문점 외에도 구례의 어느 식당을 찾아가더라도 다슬기요리는 기본 이상을 한다. 부담 없이 구례의 맛을 즐겨보자.

 

지리산의 정취와 섬진강의 맑은 기운을 담은 다슬기탕 한 그릇, 그 안에 구례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 녹아 있다.

 

봄의 전령 산수유 마을

 

구례 산동면은 봄이 되면 노란 산수유 꽃이 만발해 마치 꽃대궐을 이룬 듯 장관을 이룬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반곡마을과 현천마을은 산수유 군락지로 유명해, 드넓게 펼쳐진 노란 꽃밭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매년 봄마다 활짝 핀 산수유 꽃이 장관을 이루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해마다 열리는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매년 3월 중순에서 4월 초에 열리는 이 축제는 산수유 꽃길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와 함께, 전통놀이 체험, 농산물 장터,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4계절 내내 환상의 전망 노고단

 

노고단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로, 아름다운 고산 풍경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해발 약 1507m에 위치한 노고단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아 초보 등산객부터 숙련된 등산객까지 모두에게 사랑받는 코스다. 특히 새벽에는 운해(구름바다)와 함께 환상적인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사진가들이 찾는 명소이다.

 

 

탐방은 보통 성삼재 휴게소에서 시작하며, 성삼재에서 노고단 고개까지는 약 1.5km 거리로, 완만한 탐방로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이 찾기 좋다. 봄에는 철쭉이 만개해 산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들며, 가을에는 단풍으로 아름다운 색감을 뽐낸다. 또한 겨울에는 설경이 장관을 이루어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천년고찰 화엄사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 고찰로 화엄사는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이다.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사는 화엄 사상의 중심지로, 역사와 전통이 깃든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다. 일주문을 지나 절까지 오르는 숲길이 아름다우며, 경내에는 국보 제35호인 화엄사 각황전과 국보 제12호인 사사자삼층석탑이 있어, 불교 건축과 조각 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발해 사찰 주변이 화사한 풍경으로 가득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뤄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갖기에 좋다. 또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선과 명상을 체험하며 일상 속 번잡함을 내려놓는 체험도 가능하다.

 

천하절경 사성암

 

사성암은 읍내 인근에 있는 오산에 위치한 암자로, 하늘 아래 절경을 품은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사성암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풍경을 자랑하며, 지리산과 섬진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뛰어난 전망이 특징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행하던 곳으로 전해지며, 이후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한 자리라 하여 ‘사성암(四聖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암자에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정상에 오르면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이 그 노고를 충분히 잊게 해준다.

 

특히, 사성암의 기암절벽에 기대어 세워진 대웅전과 자연 암벽을 그대로 품은 석굴법당은 이곳만의 독특한 건축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구례 10경 중 하나로 손꼽히며, 붉게 물든 하늘과 섬진강의 물결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천하절경이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블로그 | 지구별 여행자 운영자

•스튜디오팝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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