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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전가격 원가가산법' 둘러싼 국세-관세 갈등, 해법은?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 ‘제42차 관세평가포럼 정기 학술세미나’ 개최
연구 논문 대상...곽만재 관세사(원스탑 관세법인)·이지영 관세사(관세법인 정상)
기획재정부, 관세청, 국세청 전문가 구성 '사전조정심의위원회' 제안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글로벌 공급망 확대로 특수관계자 간 거래가 폭증하는 가운데, 동일한 거래 가격을 두고 국세청과 관세청의 평가가 엇갈리는 문제가 심각한 이중 과세 리스크를 낳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 선호하는 이전가격 산출 방식인 '원가가산법(Cost Plus Method, CPM)'을 둘러싼 양 당국 간의 이견 해소 방안이 민·관·학 전문가들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15일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이 개최한 제42차 관세평가포럼(회장 손성수, 관세청 심사국장)에서는 '이전가격의 원가가산법 적용 거래에 대한 특수관계 영향 판단 및 관세평가 제5방법 전환 기준 연구'가 핵심 주제로 토론됐다.

 

특히 이날 포럼은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행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참가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 CPM과 제5방법, 구조는 닮았지만 적용 기준은 '평행선'
관세평가포럼서 연구논문 대상을 수상한 곽만재 관세사(원스탑 관세법인)와 이지영 관세사(관세법인 정상)는 발표를 통해 CPM과 관세평가 제5방법(산정가격, Cost Plus)이 모두 '원가에 이윤을 더한다'는 구조적 유사성을 갖지만, 적용 단위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곽 관세사의 논문 자료에 따르면 CPM(국세)은 기업 전체 수준의 이익률(마진율)을 기준으로 정상가격을 설정한다. 제5방법 (관세)은 개별 수입 물품 단위의 제조 원가에 수출국 생산자의 통상의 이윤 및 일반경비를 가산해 과세가격을 산출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국세청이 CPM을 인정했더라도, 관세청은 물품 단위의 가격 독립성이나 비용 포괄성, 비교 가능성 등을 이유로 특수관계 영향을 부인할 수 있게 된다.

 

발표팀은 판례 분석을 통해 관세 당국이 CPM 적용 가격을 부인하는 핵심 기준으로 '가격 결정 과정의 독립성', '모든 비용의 포괄성', 그리고 '비교 가능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본사의 이익 관리를 위한 사후 마진 조정 등은 독립성을 훼손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됨을 강조했다.

 

◇ 국세-관세 갈등 해소 위한 '싱글 프라이스' 로드맵 제시
발표팀은 CPM이 결정한 이윤 데이터를 관세평가 제5방법의 이윤(통상이윤 및 일반경비) 산정에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환 원칙을 제안했다.

 

나아가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행정 효율 증대를 위해 세 가지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이지영 관세사는 "기획재정부, 관세청, 국세청 전문가로 구성해, 양 당국의 가격 결정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사전조정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윤율 산정 방식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과세당국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이 관세사는 또한 관세법 제34조 통상이윤율 산정 절차 명시화해 납세의무자도 절차 확인 후 필요 자료를 과세관청에 제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기준과 자료 제출로 과세 가격 산정 절차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통상이윤 기준표 제정을 언급했는데, 산업 및 품목을 고려한 이윤율 기준표를 마련하되, 납세의무자의 동의를 필수 전제로 자발적 신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 "행정적 협력과 유연한 기준 해석이 관건"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세와 관세 분야의 권위자들이 심층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나성길 세무사(세무회계 길)는 "이슈 해소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싱글 프라이스(Single Price)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표팀이 제안한 '사전 조정 심의위원회'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나 세무사는 "양 과세 당국 간의 행정적 협력 절차를 통해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노현수 관세사(커스앤)는 실무적 난제를 지적했다. 노 관세사는 CPM의 이윤 데이터를 관세 평가에 활용할 때, 회계 기준의 차이로 인해 매출 총이익(Gross Profit) 대신 거래 순이익(Net Profit)을 비교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제5방법에서 요구하는 '물품의 동일성' 확인 기준으로 HS 코드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TP 보고서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관세 당국이 물품의 동일성 기준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룸(room)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계속해서 진행된 참가자 토론에서 정재호 국장(서울세관 심사국)은 "원가가산법을 쓴 기업의 경우 원가 자료가 국세청에 있으므로, 이는 관세청이 가장 환영할 만한 자료 중 하나"라면서도, 발표팀이 제시한 통상이윤율 기준표가 수출국 기준이 아닌 국내 기준에 머무른 듯한 점을 아쉬워하며, "오히려 제5방법이 활성화되려면 특정 품목군을 지정하고 해당 국가의 산업을 분석하는 등 실질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국세와 관세 영역을 아우르는 난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과세 행정 시스템 구축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들은 국회와 관세 당국이 이중 과세 논란을 해소할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어 진행된 관세평가 연구논문 2부 학술세미나에서는 연구논문 우수작 발표가 진행 됐으며, 관세평가 연구논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권보경·임수정 부산대학교 학생이 나서서 '전자상거래 물품의 관세평가'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강병로 관세평가분류원장은 제42차 관세평가포럼의 마무리를 알리는 폐회사를 통해, 논의된 주제들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포럼의 성과를 강조했다.

 

강 원장은 "오늘 포럼은 거시적인 주제와 실무적인 주제들까지 우리 앞에 주어지는 여러 쟁점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방법들이 제시되고 논의되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다국적 기업의 이전가격 산정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해당 이전가격이 특수관계의 결정 기준을 합리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자리에서 제시된 소중한 의견들을 잘 검토하여 합리적인 관세 평가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전문가들의 제언을 적극 수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강 원장은 앞으로도 관세평가 연구 공모전과 관세평가 포럼이 명실상부한 민간 관세 연구회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날 손성수 포럼 회장은 세미나에 앞서 외부 관세평가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국제 관세평가 논의 동향과 최근 쟁점 이슈에 대한 관련 업계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손 회장은 “기업의 성실신고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불성실기업에 대해서는 공정한 감독·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관세청 심사행정의 기본 방향”임을 설명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납세 기준 마련이 중요한 만큼, 관세평가 포럼의 전문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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