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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심판원, 행정지연으로 늦어진 상속재산 경매…1년 후라도 경정청구 특례허용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최근 행정지연으로 상속재산 경매가 불가피하게 늦어진 경우 상속개시일로부터 1년 후라도 세금을 다시 매겨달라고 청구(경정청구)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조심 2025서0123, 2025.09.23.).

 

심판원은 상속인 A가 제기한 상속세 경정청구 거부처분에 대한 심판청구에서 “코로나19 등 국가적인 재난 상황으로 인해 행정절차의 지연 및 지속적인 경매 유찰로 상속개시일로부터 2년 4개월이 지나 뒤늦게 최종 낙찰된 경우까지 ‘상속개시 후 1년이 되는 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속재산가액을 감액해달라는 청구를 거부한 것은 납세자의 권익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부당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지분을 상속받으면, 부동산 감정평가가액을 시가로 상속세를 신고해야 하지만, 지자체 토지 수용이나 경매 등 불가피한 사유로 상속재산 가액이 크게 변동될 경우 상속개시 1년 이내에 세금을 고쳐 달라고 경정청구할 수 있다(후발적 경정청구).

 

그런데 여기서 단서 조건이 상속개시 1년 이내(고인 사망 후 1년 이내)인데, 이 기간을 늘려버리면 차후 시세하락으로 인한 손실분을 국가가 세금으로 떠안게 된다.

 

법에선 1년으로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을 제한했다. 만일 이 기간 내 경매나 수용이 안 되면, 감정평가가액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

 

갑 일가는 상속 부동산 분할로 다툼 끝에 부동산을 팔아 얻는 이익을 각각 나눠 가지라는 법원 판결을 받아들였다. 상속 부동산은 2021년 3월 경매로 넘어갔다.

 

그러다가 갑 일가 상속인 중 한 명이 2022년 1월 세상을 떠났고, 고인의 유족 A는 상속권을 이어받았고,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선친이 물려받은 부동산이 2021년 3월 경매에 들어갔음에도 팔리지 않자 A는 법원감정평가액을 근거로 상속세를 냈다.

 

그 사이 상속 부동산 경매는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이 계속 내려갔고, 2024년 4월 마침내 낙찰됐으나, 법원감정가액의 3분의 1정도 수준까지 가격이 폭락했다.

 

A입장에선 낙찰가격을 생각해보면, 상속세를 세 배 이상 낸 셈이 됐고, 이에 과세당국에 앞서 낸 상속세를 깎아달라고 경정청구를 냈다.

 

과세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의 선친이 돌아간 시점은 2022년 1월이고, 경매 낙찰된 시점은 2024년 4월인데, 상속세법 후발적 경정청구 조문에는 상속개시일(기일)로부터 1년까지 후발적 경정청구를 받아주라고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A는 법원 판결에 의한 경매의 경우 상속인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저 낙찰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라고 항변했다.

 

법에서 상속개시일로부터 1년만 경정청구할 수 있는 기간으로 정해놓고는 있지만, 정부에 상속재산이 수용된 시점이 상속개시 후 1년 이후라도 해도, 수용된 시점의 가격에 맞춰 경정청구를 받아준 행정심판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세당국은 A가 든 행정심판 사례는 정부의 수용 사례로 A처럼 경매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용은 정부 필요에 의해 개인 재산을 사실상 강제로 사들이는 조치다.

 

다만, 법원 판결에 의한 경매는 수용과 유사한 강제조치다. 채권자가 어떻게 해볼 여지가 있는 임의경매가 아니다.

 

심판원은 A의 상속부동산 경매가 2021년 3월부터 진행해 2024년 4월에야 겨우 낙찰됐는데, 무려 3년 넘게 늦어진 이유가 행정기관 업무상 착오, 당시 코로나 19로 인한 절차지연, 지속된 유찰 등은 A가 예측하거나 대응하기 불가피한 사유라고 보았다.

 

한 마디로 A가 늦게 경정청구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이며, 그 사유가 순전히 국가적 재난 그리고 정부의 행정 지연 책임이라고 본 것이다.

 

심판원은 조세 관련 행정심판에서 정부의 토지수용에 따른 불가피성을 인정해 후발성 경정청구 기간이 1년을 넘은 경우라도 풀어주던 사례를 경매까지 부분 확대하는 것의 정당성을 위해 법 도입 취지까지 설명했다.

 

과거 35개 조문에 불과했던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1996년 12월 31일 전면개정을 통해 86개조로 개편됐다.

 

이때 처음으로 후발적 경정청구가 들어오는 데 그 사유는 납세자 권익보호이며, 이후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에 수용 외에도 경매 등이 들어왔다.

 

수용만이 아니라 경매 역시 상속재산 가치에 큰 변동이 있을 때 경정청구를 허용하는 사례로 포함된 것이다.

 

심판원은 A가 상속세 탈루를 위해 일부러 낙찰을 미룬 것도 아니고, 불가피하게 경매로 강제처분하게 됐을 경우도 후발적 경정청구 특례 적용 사유에 부합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로지 ‘상속개시 후 1년이 되는 날’이라는 명문 규정만 붙잡고, 경정청구를 해주지 않는 것은 법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가 상속재산 경매로 받은 돈으로는 상속세를 감당할 수 없어 보이고, 과중한 세금 부담을 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점 등에 비추어 상속세 경정청구를 거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결정했다.

 

이번 심판결정은 법 조문을 글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 도입 취지, 경매 지연 사유에 대한 유책성까지 따질 필요가 있다는 민사적인 시각에서의 해석으로 풀이된다.

 

심판원은 현재 다른 사건에서도 법원 공매‧경매 유찰에 따른 상속세 후발적 경정청구를 받아주는 방향으로 심판 결정을 내리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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