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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행법 "담배인 줄 모르고 수입해 부담금 폭탄...부과 취소해야"

비례·평등 원칙 위배 판단…"국민건강증진법 목적에도 안 맞아"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행정법원이 '국내법상 담배에 해당하는 줄 모르고 중국산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한 업체에 과도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9부(김국현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 수입업자들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부담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 등은 2018∼2020년 중국에 있는 한 업체가 만든 액상 니코틴 원액이 들어간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해 시중에 팔았다.

 

이들은 중국 업체가 연초의 잎이 아닌 뿌리나 대줄기에서 니코틴을 추출했다고 세관 당국에 신고하고, 수입품이 담배사업법상 담배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2016년 9월 "연초 잎이 아닌 줄기와 뿌리 부분에서 추출한 니코틴은 담배사업 법령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데 따른 조처였다.

 

국민건강증진법은 정부가 담배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징수하되 제조자와 수입업자가 제품 판매가에 부담금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납부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A씨 등이 수입한 물품이 연초 잎을 원료로 제조된 담배에 해당한다며 약 2억8천만∼10억4천만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각각 부과했다.

 

A씨 등은 수입품이 담배가 아니거나 담배부산물을 원료로 했을 뿐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법원은 같은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액상 니코틴으로 제조된 전자담배 용액을 수입한 이들이 비슷한 소송을 냈다가 "문제의 액상 니코틴은 연초 잎에서 추출된 것"이라는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은 점을 고려해 A씨 등의 수입품 역시 담배가 맞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복지부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결국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A씨 등은 실제로 중국 업체가 연초 뿌리나 줄기에서 니코틴을 추출했다고 인식했고 당국을 속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물품이 연초 잎에서 추출한 담배에 해당한다고 인식하지 못한 과실은 있었다고 할 수 있으나, 연초 잎에서 추출했음을 확정적으로 인식했음에도 이를 감췄다고 볼 자료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이 세관이 요구하는 서류를 중국 업체로부터 받아 제출했고 정상적으로 통관 조치가 이뤄졌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현시점에서 A씨 등에게 부담금을 걷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국민건강증진법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제품 가격에 부담금을 포함시키지 않아 부담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부과한 부담금은 물품 판매로 인한 매출액의 약 3.5배에 달한다"며 "이는 더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압살적·몰수적 수준이어서 직업 수행의 자유와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담금 부과 처분이 직접흡연 및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줄이거나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부담금의 목적에 기여하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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