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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세관 “25mm 이하면 타일” 논리에…심판원 “재조사” 제동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벽돌을 얇게 잘라 벽면에 붙이는 이른바 ‘고벽돌 타일’의 관세 품목분류를 두고 수입업체와 평택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업체가 2016년 4월 30일부터 2019년 5월 3일까지 수입한 ‘두께 25mm 이하의 고벽돌 절단품’이다. 업체는 수입 당시 이 물품을 ‘규산질의 흙으로 제조한 블록’(HSK 6901.00-2000) 또는 ‘도자제의 건축용 벽돌’(HSK 6904.10-0000)로 신고했고, 한·중 FTA 협정세율(0~3.2%) 등을 적용받았다. 세관은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세관은 관세조사에서 쟁점 물품에 대해 벽돌이 아닌 타일이라고 판단했다. 세관은 2016년 수입분에 대해서는 HS 개정(2017년) 전 품목번호인 ‘기타의 타일’(HSK 6907.90-9000)로, 2017년 이후 수입분은 개정 후 번호인 HSK 6907.23-0000으로 각각 재분류했다. 이에 따라 관세율은 8%로 뛰었다.

 

세관은 이를 근거로 2021년 4월 12일 업체에 부족한 관세와 부가가치세, 가산세 등을 경정·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업체는 2021년 6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 ‘고벽돌’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쟁점 물품을 ‘도자제의 건축용 벽돌’(제6904호)로 볼지, 아니면 ‘벽용 타일’(제6907호)로 볼지다. 겉보기에는 둘 다 건축 자재로 비슷해 보이지만, 물품의 형태와 역할에 따라 품목분류와 세율이 갈린다.

 

세관이 문제 삼은 기준은 ‘두께’였다. 세관은 업체가 수입한 물품 중 두께가 25mm를 초과하는 것은 벽돌로 인정했지만, 두께 25mm 이하인 물품은 ‘도자제의 타일’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두께가 얇고 시멘트나 접착제로 벽면에 붙여 장식하는 물품은 타일이라는 논리다.

 

반면 업체는 벽돌을 얇게 절단했다고 해서 갑자기 타일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애초에 물품의 본질은 ‘고벽돌 조각’이라고 맞섰다. 여기에 가산세 부과 처분의 적정성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업체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가산세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업체 “타일은 편의상 호칭…본질은 ‘70년 된 벽돌조각’”

 

업체는 쟁점 물품이 ‘타일’이 아니라 ‘오래된 벽돌(고벽돌)을 절단한 조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물품은 약 70~120년 전에 만들어진 ‘고벽돌’을 톱날로 일정 두께(25mm 이하)로 썰어낸 것이다. 거래 현장에서 얇은 벽돌 조각을 편의상 ‘타일’이라고 부를 뿐, 욕실 벽이나 바닥에 쓰는 매끈한 도기질·자기질 타일과는 태생부터 다르다는 취지다.

 

업체는 영어 표기 역시 ‘used brick(중고 벽돌)’, ‘antique brick(골동품 벽돌)’으로 통용된다는 점을 들었다. 즉, 새로 구워낸 타일이 아니라 사용 흔적과 세월의 질감이 핵심 가치인 재료라는 설명이다. 절단 방식에 따라 ‘킹타일·하프벽돌·스틱타일·코너벽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업체는 제조 공정의 차이를 부각했다. 업체는 “이 고벽돌은 과거 볏짚·나무·소똥 등을 연료로 사용해 약 600~800℃의 낮은 온도에서 구운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대식 가마에서 고온으로 구워 단단해진(도기질·자기질화된) 타일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흙이 완전히 도자기로 변하지 않아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전형적인 ‘도자제 타일’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다.

 

두께 기준의 모순도 지적했다. 업체는 “벽면 장식 시공 시 입체감을 주기 위해 23mm와 40mm 재료를 섞어 붙이는 경우도 있다”며 “세관 논리라면 한 장은 타일이고 바로 옆의 한 장은 벽돌이 되는 것”이라며 이는 상식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가산세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업체는 “전문 관세사를 통해 성실히 신고했고, 세관이 과거 분석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아무런 행정지도나 수정 기회를 주지 않다가 뒤늦게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 세관 “두께 25mm 이하면 타일…KS 기준도 뒷받침”

 

세관은 쟁점 물품이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벽돌’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벽면 위에 접착제로 ‘붙여’ 장식하는 물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관세율표 해설서에 따르면 벽돌은 건설 공사의 중요한 골격을 형성하는 반면, 타일은 표면에 부착하도록 특별히 만들어진 물품으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세관은 국내 KS 규격도 근거로 들었다. 점토 벽돌의 두께는 통상 57~75mm인 반면, 도자기질 타일은 종류에 따라 3~25mm 범위로 규정돼 있다. 즉, 두께 25mm 이하는 KS 체계에서도 타일 범위에 들어가므로 쟁점 물품을 타일(6907호)로 보는 해석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세관은 또 관세품목분류위원회가 유사한 벽돌 절단품을 ‘도자제의 타일’로 결정한 사례도 제시했다. 광물성 재료를 구워 만든 벽돌을 얇게 절단해 판 모양으로 만든 경우, KS 규격상 타일 두께 기준을 적용해 6907호로 분류해왔다는 것이다.

 

가산세 면제 주장도 일축했다. 세관은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에서도 판매·유통 과정에서 스스로 ‘타일’로 호칭했고, 분류가 의문이었다면 사전 품목분류 심사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자의적으로 신고했다”며 귀책사유는 업체에 있다고 반박했다.

 

◆ 조세심판원 “도자제 여부부터 불명확…재조사 필요”

 

조세심판원은 ‘타일이냐 벽돌이냐’를 확정하지 않은 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세관이 쟁점 물품을 당연히 ‘도자제’라고 전제한 뒤 두께 기준을 적용해 6907호로 분류했지만, 정작 가장 기초적인 전제 조건인 ‘도자제 여부’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또 업체가 “70~120년 전 고벽돌을 절단했다”고 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먼저 이 물품이 관세율표상 ‘도자제’에 해당하는지 여부 자체를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심판원은 쟁점물품의 성질·원재료·가공상태 등을 다시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품목번호를 정한 뒤 세율과 세액을 경정하라고 주문했다.

 

가산세 쟁점도 품목분류가 재조사로 넘어갔으므로 심판원은 별도 판단을 생략했다.

 

[참고 심판례: 평택세관-조심-20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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