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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반도체 장비’ vs ‘코팅기’…전자파 차폐막, 8% 관세 피한 사연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전자파 차폐막 증착 장비’의 품목분류를 두고 수입업체와 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반도체 패키지 표면에 물리적 증착 방식(PVD)인 스퍼터링(Sputtering) 기술을 이용해 스테인리스강과 구리 등으로 구성된 3중 금속 막을 입히는 장비다.

 

세관은 2024년 9월, 유사 물품이 ‘코팅머신’(HSK 8479.89-9050호)으로 분류된 사례를 근거로 업체에 ‘AEO 통관적법성 위험정보’를 제공했다. 이 장비를 범용성 있는 코팅머신으로 분류할 경우 기본세율 8%가 적용된다.

 

반면, 수입업체는 해당 장비가 반도체 조립에 사용되는 ‘반도체 디바이스 조립용 기계’(HSK 8486.40-2099호)라며 기본세율 0% 적용을 주장했다. 결국 업체는 쟁점 물품에 대한 품목분류 사전심사를 거친 뒤, 2025년 관세청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 반도체 조립기 vs 코팅머신,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분쟁의 핵심은 해당 장비를 ‘반도체 전용 설비’로 볼 것인지, 아니면 고유 기능을 가진 ‘기타의 기계(코팅기)’로 볼 것인지다.

 

관세율표 제8486호는 반도체 웨이퍼나 디바이스의 제조·조립에 전용되거나 주로 사용되는 기계를 분류한다. 여기에 해당하면 기본세율 0%가 적용된다. 반면 제8479호는 이 류의 다른 호에 분류되지 않는 기계류를 분류하는 항목으로, 코팅머신으로 분류될 경우 8%의 관세가 부과된다.

 

결국 이 장비가 수행하는 ‘스퍼터링’ 공정이 반도체 조립의 핵심 과정으로 인정받느냐, 아니면 단순한 후처리 코팅으로 보느냐에 따라 관세 부담이 갈리는 구조다.

 

◆ 업체 “차폐는 필수 공정…스퍼터링은 반도체 전용 기술”

 

업체는 쟁점 물품이 반도체 조립 공정에 전용되는 장비이므로 제8486호에 분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에서 방출되는 전자파(EMI)는 주변 기기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금속 차폐막 형성 공정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업체 측은 “쟁점 물품은 물리적 증착(PVD) 방식인 스퍼터링 기술을 이용해 스테인리스강과 구리 등을 적층한다”며 “이는 반도체 장비 해설서(제8486호)에서도 예시로 들고 있는 전형적인 반도체 제조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조사 설명서에도 해당 모델이 ‘반도체 금속 배선 공정’ 등에 탁월하다고 명시돼 있으며, 공정 순서상으로도 차폐막 증착 후 외관 검사와 성능 테스트가 이어지므로 명백한 반도체 조립 공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체는 2025년 4월 관세품목분류위원회에서 쟁점 물품과 동일한 장비를 ‘반도체 디바이스 조립용 기계’(제8486호)로 결정한 사전심사 결과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타당함을 입증했다.

 

◆ 세관 “패키징 끝난 뒤 부가 작업…단순 코팅기일 뿐”

 

반면 세관은 이 장비가 반도체 조립용이 아닌 일반 코팅 장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세관은 쟁점 물품이 이미 패키징 공정이 완료된 반도체 소자 겉면에 금속 막을 덧입히는 기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세관은 “전자파 차폐 공정이 없어도 반도체 자체의 구동이나 역할에는 영향이 없다”며 “이는 반도체 제조에 전용되는 기계라기보다 범용성 있는 코팅머신(도포기)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세평가분류원이 과거 유사한 물품을 코팅머신(제8479호)으로 분류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세관은 관세율표 해설서상 ‘고유의 기능을 가진 기계’는 제8479호로 분류된다는 규정을 들어, 8%의 관세율을 적용하려는 입장을 고수했다.

 

◆ 관세청 “스퍼터링 장비 예시에 부합…조립 공정 일부 맞아”

 

관세청은 심리 결과 업체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관세율표 주 규정에 따르면, 제8486호(반도체 장비)의 표현을 만족하는 기계는 다른 호보다 최우선하여 해당 호로 분류해야 한다.

 

관세청은 “제8486호 해설서가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예시로 ‘증착(sputtering) 장비’를 명시하고 있다”며 “쟁점 물품이 이와 동일한 원리로 막을 생성하므로 제8486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의 성격에 대해서도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관세청은 “전자파 차폐 공정이 반도체 패키지 절단 전에 진행되고, 이후 외관 검사 등을 거쳐 완제품이 된다면 이는 반도체 조립 공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고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관세청은 쟁점 물품을 ‘반도체 디바이스의 조립에 전용되거나 주로 사용되는 기계’로 보아 HSK 8486.40-2099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세관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업체는 심사청구 인용 결정을 받았다.

 

[참고 심판례: 관세청-심사-2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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