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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완구 vs 게임기’…스마트폰 장난감, 관세 0% 무산된 사연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스마트폰 모양의 장난감’이 관세율표상 ‘그 밖의 완구(HSK 9503)’인지, 아니면 ‘기타의 비디오 게임기(HSK 9504)’인지를 두고 수입업체와 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스마트폰 형상의 완구다. 업체는 이 물품을 ‘그 밖의 완구’(HSK 9503.00-3919호)로 신고했고, 세관은 이를 수리했다.

 

그러나 업체는 얼마 후 해당 제품의 분류가 잘못됐다며 ‘기타의 비디오 게임기’(HSK 9504.50-9000호)로 품목분류를 변경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완구로 분류될 경우 4.2%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비디오 게임기로 인정받으면 관세가 0%가 되어 이미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관이 이를 거부하자 업체는 관세청에 심사청구를 제기하며 불복 절차에 돌입했다.

 

◆ ‘완구’냐 ‘게임기’냐…핵심은 ‘본질적 특성’

 

이번 분쟁의 핵심은 쟁점 물품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여부다. 관세율표 제9503호는 ‘인형과 그 밖의 완구’를 분류하며, 오락을 위해 의도된 물품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제9504호는 ‘비디오 게임 콘솔과 비디오 게임기’를 분류한다. 다만, 객관적인 특성과 주요 기능이 ‘오락 목적’을 수행하도록 의도된 기기여야 한다.

 

물품이 ‘게임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인지, 아니면 ‘스마트폰 흉내를 내며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지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지는 구조다.

 

◆ 업체 “게임 기능이 81%…중독성 있는 게임기다”

 

업체는 쟁점 물품의 핵심 기능이 ‘게임’에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에 따르면, 해당 제품이 보유한 총 27가지 기능 중 규칙·승부·보상이라는 게임의 요소를 갖춘 기능이 무려 81%를 차지한다.

 

업체는 “게임 승리 보상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작동하는 연동 기능이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이 물품은 게임 수행을 주목적으로 의도한 것”이라며 “구매자(부모)와 이용자(아동) 모두 이를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는 게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유통 시 어린이 안전을 위해 ‘완구’로 표시되더라도 이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따른 표기일 뿐, 관세율표상 분류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세관 “전화기 흉내 낸 놀이용…게임은 부가 기능”

 

반면 세관은 이 물품의 본질은 ‘스마트폰을 모방한 완구’라고 반박했다. 세관은 “쟁점 물품은 36개월 이상 아동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놀 수 있도록 통화하기, 사진 찍기, 앨범, 일기, 알람 등의 기능을 모사한 것”이라며 “전체적인 외관과 제작 의도가 아동용 완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세관은 업체가 주장한 ‘게임 기능 81%’ 논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세관은 “본품에 홀로그램 뷰어를 결합해 3D 영상을 시청하거나 캐릭터와 영상통화를 하는 등 다양한 놀이 기능이 있다”며 “단순히 내장된 메뉴의 숫자(개수)만으로 게임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관세청 “설계 의도는 ‘휴대폰 모양 장난감’…청구 기각”

 

관세청은 심사 결과 세관의 손을 들어줬다. 관세청은 쟁점 물품이 전형적인 비디오 게임기라기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형상의 완구라고 최종 판단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쟁점 물품은 카메라, 사진 꾸미기, 홀로그램 뷰어, 캐릭터 꾸미기, 달력, 계산기 등 다채로운 기능을 갖추고 있다. 관세청은 “제조사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휴대폰 모양의 장난감’으로 소개하며 사진 찍기나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기능을 홍보하고 있다”며 설계 의도 자체가 게임 전용기가 아님을 지적했다.

 

관세청은 또한 “제품의 형상과 명칭 등을 볼 때, 어린이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실제 스마트폰을 모방해 만든 완구로 보인다”며 “내장된 게임 기능은 비교적 단순하고 전체 기능 중 일부에 불과하므로 오락 목적을 수행하도록 의도된 물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세청은 쟁점 물품을 ‘그 밖의 완구’(HSK 9503.00-3919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업체의 심사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심판례: 관세청-심사-20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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