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8 (일)

  • 맑음동두천 6.5℃
  • 맑음강릉 8.4℃
  • 맑음서울 6.6℃
  • 맑음대전 6.6℃
  • 맑음대구 8.8℃
  • 맑음울산 10.1℃
  • 구름많음광주 7.7℃
  • 구름많음부산 11.0℃
  • 맑음고창 6.8℃
  • 흐림제주 8.8℃
  • 맑음강화 4.9℃
  • 구름많음보은 6.2℃
  • 맑음금산 8.1℃
  • 구름많음강진군 10.6℃
  • 맑음경주시 10.4℃
  • 구름많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 슈베르트 즉흥곡 3번

Franz Schubert-Impromptu Op.90 No.3

 

(조세금융신문=김지연 객원기자) 겨울과 봄, 계절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왔지만 봄이라 부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마음은 겨울의 추위를 느끼면서도 곧 이어질 봄의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미묘한 시간의 감각을 음악으로 옮겨봅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Op.90 no.3 만큼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음악도 없을 듯 합니다.

 

이 곡이 작곡된 1827년, 슈베르트는 이미 병으로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그리고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현실 속에서 그는 이전보다 훨씬 내면적으로 침잠한 음악을 써 내려갑니다.

 

 

‘즉흥곡’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과 달리 오히려 차분히 정리된 고백에 가까운 음악입니다.

 

곡은 일정한 리듬 위에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로 시작됩니다. 왼손의 반복적인 반주는 마치 멈추지 않는 시간처럼 흐르고, 그 위에 오른손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얹혀집니다.

 

감정이 폭발하지도, 완전히 가라앉지도 않은 이 곡은 그래서 2월의 느낌과 흡사합니다.

 

이 음악은 슬픔을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비극적인 화성도, 극적인 전개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흐를 뿐입니다.

 

대신 슈베르트는 “말하지 못한 감정”을 음과 음 사이의 여백에 남겨둡니다. 그래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슬프다기보다 담담해진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중간부에서 잠시 조성이 흔들리며 긴장이 생기지만 이내 다시 처음의 고요한 흐름으로 돌아옵니다. 그는 흔들리는 감정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 상태 그대로 존재하도록 허락합니다.

 

서둘러 겨울을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겨울의 시간을 지낸 다음에 봄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무언가를 결론 내리기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음악입니다.

 

연주자의 호흡과 태도를 점검하게 하는 곡

 

<즉흥곡 Op.90 no.3>는 연주자를 빛나게 만드는 곡이 아닙니다. 대신 연주자의 태도와 성숙도를 그대로 드러내는 곡입니다. 얼마나 많이 말하려 하는지, 혹은 얼마나 잘 참을 수 있는지가 그대로 소리로 드러납니다.

 

연주자에게 이 곡은 기교를 점검하는 곡이 아니라 자신의 호흡과 마음을 점검하는 곡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겨울의 끝자락, 2월에 더욱 깊게 남습니다.

 

끝과 시작 사이에 담담하게 잠시 머무는 음악,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감상하며 보내는 그 잠시의 쉼은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진실한 위로일 것입니다.

 

슈베르트 즉흥곡 3번 듣기

 

 

[프로필] 김지연

•(현)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

•(현)이레피아노원장

•(현)레위음악학원장

•(현)음악심리상담사

•(현)한국생활음악협회수석교육이사

•(현)아이러브뮤직고양시지사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