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1 (수)

  • 맑음동두천 6.7℃
  • 맑음강릉 10.3℃
  • 구름많음서울 6.8℃
  • 맑음대전 7.2℃
  • 맑음대구 8.9℃
  • 맑음울산 10.9℃
  • 맑음광주 6.8℃
  • 맑음부산 11.3℃
  • 맑음고창 6.7℃
  • 맑음제주 9.5℃
  • 흐림강화 2.9℃
  • 맑음보은 5.8℃
  • 맑음금산 6.2℃
  • 맑음강진군 9.1℃
  • 맑음경주시 8.9℃
  • 맑음거제 9.2℃
기상청 제공

문화

[클래식&차한잔]한 사람을 위한 마음 ‘난 널 원해(Je te veux)’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사랑을 하면 음악이 떠오르고, 음악을 들으면 사랑이 생각날 수 있다. 사랑과 음악을 왜 분리하는가? 사랑과 음악은 영혼의 두 날개다.”_베를리오즈

 

예술의 세계에서는 사랑과 함께 명작이 만들어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예술 영감이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그들은 사랑을 하고, 감정의 파도를 겪으면서 창작혼을 불태웁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중요한 걸작 탄생의 시기마다 그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함께 스며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에릭 사티의 ‘난 널 원해(Je te veux)’도 그러하네요.

 

‘난 널 원해’는 ‘앙리 파코리(Henry Pacory)’라는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이 곡은 사티가 그의 연인이었던 ‘수잔 발라동(Susan Valadon)’과 한창 사랑에 빠져있을 때 작곡한 곡입니다. 그의 인생에 있어 유일한 사랑이었지요. 그만큼 찬란했겠구요, 그러니 이 곡은 사티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기에 탄생한 곡인 것입니다.

 

수잔은 여류화가이자 당시 유명화가들의 모델이었답니다. 한 때 르느와르의 그림모델이었다고도 하지요. 사티는 그녀와 단지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거했을 뿐인데 그 한 여자를 죽을 때까지 평생 마음에 품었습니다. 사소한 다툼 끝에 수잔과 헤어진 뒤 그는 스스로 고독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집은 32세부터 27년간 어느 누구의 방문도 없었다고 합니다.

 

사티가 죽은 후에야 열린 그의 방에는 수잔이 그린 사티의 그림, 사티가 그린 수잔의 그림, 중고 피아노 한 대, 검은 정장 12벌, 똑같은 무늬의 손수건 80장, 수잔에게 쓰긴 했지만 보내지 못한 편지 한 다발이 주인을 잃고 쓸쓸히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렇게 여생을 사색에 빠져 늘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길을 산책하며 루틴을 반복했습니다. 사랑이 떠난 이후의 삶에 고독을 즐긴 건지 견딘 건지 애매모호하긴 합니다만, 철저히 외부와 차단하며 계속해서 작품활동을 했으니 한편으로는 ‘사랑’이라는 주제와 함께 ‘고독’이 그의 영감의 소재가 되었다 할 수도 있겠네요.

 

“나는 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젊게 이 세상에 왔다.”

 

사티의 음악은 당시에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합니다. 늘 혹평이 따라다녔다죠. 전통의 틀을 벗어나서 그 당시의 통념과는 맞지 않는 음악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현대적 감성과 더 어울리는 세련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티의 곡들은 대부분 간결한 라인의 멜로디 라인이 약간은 몽롱한 화성과 함께 어우러져 멜랑꼴리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짐노페디’ 등 사티를 대표하는 음악은 그만의 확실한 색깔이 느껴지지요.

 

하지만 ‘난 널 원해’는 사티가 한창 사랑에 빠진 시기여서인지 3박자 왈츠의 유연한 리듬을 타며 밝고 행복하게 전개됩니다. 이 곡은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등 다양한 형태로 편곡되어 연주되는데 비교적 편하게 감상 할 수 있습니다.

 

한 가난하고 외로운 음악가의 눈부셨던 한 때를 녹여낸 ‘난 널 원해’, 청년 사티의 수줍은 순애보가 느껴져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에릭 사티의 ‘난 널 원해’ 듣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