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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비상장주식 매매가가 주당순자산보다 낮아도 시가…심판원 “상증세 과세 부당하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주당순자산‧주당순손익에 훨씬 못 미치는 매매가격이라도 상속증여세법상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조심 2024서5777, 2025.06.27.).

 

매매가격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다는 입증을 하지 않으면, 지분율(액면가) 기준으로 납세자 청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선언이라서 국세청의 시가 입증 책임이 보다 엄중해졌다.

 

청구인 A씨는 2022년 8월 암투병 중인 배우자 B씨로부터 비상장회사 갑의 주식 7405주를 증여받았다.

 

배우자 B씨는 건강이 악화되어 후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였고, 가진 재산이 많았던 탓에 보유 비상장주식을 그대로 A에게 넘겨줄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A씨는 적정한 수준에서 상속 계획을 세워야 했고, 그 계획에 갑사 비상장주식 매각이 포함됐다.

 

다만, 비상장주식 소수지분은 팔기가 어려웠다. 상황상 배당 받기 어렵고, 경영에도 참여할 수 없기 때문. 이에 A씨 측은 갑의 대표이사이자 대주주 D에게 접촉해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대주주 D씨는 A씨 측의 매매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D씨는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64.93% 보유해서 굳이 지분을 더 늘릴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만 계속된 매각 작업에 의해 배우자 B씨 보유지분은 D씨의 동생이자 갑사의 임원인 C씨에게 팔렸다.

 

다만, A씨가 6억원 비상장주식 배우자 공제를 받기 위해 먼저 배우자 B씨가 비상장주식을 A씨에게 한번 증여하고, A씨가 그 증여받은 주식을 C씨에게 파는 식으로 비상장주식을 처분했다. 그리고 배우자 B씨는 증여 8개월 후 세상을 떠났디.

 

서울지방국세청은 A씨에 대한 상속 관련 세무조사를 하면서 임원 C씨가 사들인 A씨의 증여 비상장주식의 가격이 너무 싸다고 보았다. 상속증여세는 시가 기준인데, 상속세를 덜 내기 위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헐값으로 증여받고, 팔았다는 뜻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선 평가기준일 전으로 6개월, 평가기준일 후로 3개월 후 내 매매가격이 있는 경우 시가를 판단할 수 있다. A씨는 증여 2주만에 C에게 팔았으므로 그 매매가격을 시가로 쓸 수 있기는 하지만, 그 매매가격이 시가와 현저히 낮은 경우 보충적 방법을 이용해 시가로 계산하여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다.

 

조사를 해보니 대주주 D씨와 매각협상을 할 때부터 반토막 가격에 협상했는데, A씨가 상속 계획을 세울 때 회계사로부터 갑사 비상장주식 평가 가격의 절반에 팔아야 상속세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A씨와 B씨 측은 그 평가가격 절반가격에 대주주 D씨와 협상했으나, D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국세청은 배우자 B씨가 암투병 중이었으나, 적어도 증여 당시에는 급히 처분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굳이 대주주 D씨와 D씨의 동생인 C씨에게만 매각을 추진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매각가격이 비상장사 갑사의 주당순이익‧주당순자산 가액보다 훨씬 낮았는데, 정상적이라면 헐값 매각이 있을 수 없으나, 높은 상속세율을 회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 일부러 헐값 매각을 감행, 상속세를 부당하게 회피했다고 보았다. 때문에 A씨와 C씨간 비상장주식 매매가격을 부당하다고 보고, 보충적 방법을 이용해 새로 시가를 계산, 추가로 상속세를 물렸다.

 

청구인 A씨는 법에서 평가기준일 전으로 6개월, 평가기준일 후로 3개월 후 내 매매가격이 있는 경우 시가를 판단한다고 되어 있는데, 시가가 있더라도 C씨에게 판 매매가격을 현저히 낮다고 볼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면 다른 방법(보충적 방법)으로 시가를 새로 계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주주 D씨의 동생 C씨가 비상장주식을 샀지만, D‧C씨 집안과 우리 집안은 서로 혈연도, 어떤 계약관계도 아닌 완전히 남남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D‧C씨 집안이 이득을 볼지라도 형식상 A씨에겐 아무런 이득도 없다는 뜻의 주장이다.

 

심판원에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첫 번째는 A씨의 주장대로 C씨 매매가격이 현저히 낮다고 볼 만한 충분한 입증을 서울국세청이 쌓지 못했다고 보았다. 서울국세청이 주당순이익‧주당순자산가액과 매매가격 비교나 A씨의 상속 계획을 짜준 회계사가 판단한 비상장주식 평가가액을 근거로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지만, 그것이 입증력을 가질 정도로 충분한 증거는 아니라고 보았다.

 

두 번째는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다는 충분한 입증을 못할 경우 법령에 따라 매매가격이 적정시가인지를 봐야 하는데 그 시가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는 법인 발행주식총액(액면가)의 1%에 해당하는 금액과 3억원 중 적은 금액보다 큰 금액, 다시 말하면 매매가격이 최소 3억원을 넘고, 주식액면가 총액 1% 가격을 넘으면 시가라고 보는데, A씨가 C씨에게 넘긴 7405주는 3억원 이상이되 주식액면가 총액의 4.6%에 달했기에 법령상 시가 기준에 맞았다고 보았다.

 

이번 심판결정례는 과세당국에 하나의 과제를 안겨주었는데, 납세자가 신고한 비상장주식 시가가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려면, 정황 정도로는 안 되고, 충분한 입증을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비상장주식은 살 사람도 해당 회사의 대주주 정도밖에 없고, 가치평가도 간단하지 않다. 저가로 보이는 가격에 대주주 일가에 넘겨도, 파는 사람이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아니라면, 손해를 보면서까지 급매처분을 한 사람에게 세금을 물려 추가 손실을 줄 수도 있다.

 

애초에 그런 비상장주식을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주주와 어떤 사연이 있지 않은 한 가능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일률적으로 판단하기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때문에 비상장주식 평가 관련해 무수한 다툼이 있으며, 여기에 배우자 공제 6억원을 끼워넣어 상속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를 하는 일도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이번 심판은 심판원이 과세관청의 입증책임을 무겁게 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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