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1 (수)

  • 맑음동두천 3.2℃
  • 구름많음강릉 7.0℃
  • 맑음서울 4.9℃
  • 맑음대전 5.2℃
  • 맑음대구 8.1℃
  • 맑음울산 6.6℃
  • 맑음광주 5.8℃
  • 맑음부산 8.1℃
  • 맑음고창 3.0℃
  • 맑음제주 7.8℃
  • 맑음강화 2.7℃
  • 맑음보은 4.5℃
  • 맑음금산 4.1℃
  • 맑음강진군 4.6℃
  • 맑음경주시 4.7℃
  • 맑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보험

[전문가 칼럼] ‘같은 상황, 다른 결과?’ 보험회사의 모순된 판단과 결정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보험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존재하는데 핵심은 보험 계약의 내용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의 보험금 심사과정은 선택적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있다. 같은 진단을 받았어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어떠한 하나의 사실이 있을 때 이해관계 없이 공정하고 일관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진단을 인정하고 어떤 경우에는 진단을 인정하지 않는다.

 

보험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입장 차이, 더 나아가 보험사 내부의 부서 간 이해관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보험금 심사 및 보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조차 회사의 이익, 담당자의 실적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아 동일한 사안을 다르게 해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세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피보험자 A씨는 비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았다. 질병기호는 I62.0 코드를 진단서에 받았다.

 

I62.0 진단이 인정되는 뇌출혈 진단비가 있어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회사는 경막하출혈은 외상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S코드 부여가 타당하기 때문에 I코드만 보상될 수 있는 뇌출혈 진단비 처리를 거부하였다.

 

피보험자 A씨와 동일한 보험회사의 가입자인 B씨는 재해로 인한 후유장해를 청구하였다. 후유장해의 원인은 외상으로 인한 경막하출혈 때문이었다.

 

보험회사가 의뢰한 손해사정업체에서는 경막하출혈이지만 드물게 질병에 의한 발생도 있으므로 S코드를 인정할 수 없고 I코드 기준의 보험금 처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재해로 인정할 경우 보험금이 크지만 질병으로 인정할 경우 금액이 상해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모 생명보험회사에 가입한 피보험자 C씨는 대장의 부위인 직장유암종이 발생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의 심사 결과는 유암종은 암과 유사한 성질은 있지만 재발, 전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암으로 보기보다는 경계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으로 보험금을 삭감 지급하였다.

 

같은 회사에 가입한 피보험자 D씨는 내시경 후 직장 유암종이 발견되어 D37.5 진단을 받은 후 경계성종양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직장유암종은 암 진단에 해당하기에 보험 계약일로부터 90일 이내 암으로 진단된 사실이 있다는 의견으로 보험을 무효 처리하였다.

 

#피보험자 E씨는 대학병원에서 뇌경색으로 진단을 받았다. MRI 검사 결과에 old infarction 소견이 나와 있었는데 이를 뇌경색으로 인정하지 않기 위하여 보험회사는 의료자문을 시행하였고 뇌경색 진단이 아니라는 근거를 확보하여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다.

 

같은 보험회사에 가입된 피보험자 F씨는 유병자 보험에 가입하였는데 과거 다녔던 병원에서 정밀검사 후 old infarction 소견이 있었으나 의사는 지나간 흔적이라고만 이야기하였다.

 

의사가 별 문제가 없다고 했기에 보험에 특별히 알리지 않고 가입하였고 이후 뇌졸중이 발생하여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가입자의 고지의무 위반이라며 보험을 강제로 해지하였다. old infarction 소견을 뇌경색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뇌경색 진단으로 인정하여 6대 질환의 진단을 받았고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보험사의 보험금 심사 기준이 각 회사마다 다를 수 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사례들은 모두 동일한 보험사 내에서 발생한 상반된 판단들로, 이는 명백히 내부 기준의 불일치 또는 이해관계 중심의 선택적 해석이 개입되었음을 보여준다.

 

보험사는 상황에 따라 진단을 인정하지 않기도 하며 계약 해지나 보험금 부지급이 유리한 상황에서는 동일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판단 기준은 계약자에게 큰 불이익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보험 제도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러한 행태는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었을 경우 단순히 보험사의 설명만을 수용하기보다는, 진단명과 판단 결과 및 근거의 객관성, 판례나 유사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