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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국세청 체납관리 논란…감사원 “내부 통제 보완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감사원이 최근 국세청 체납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국세 채권 관리 방식과 체납 통계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은 12일 국세청이 2020년 말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누적 체납액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전산 처리와 행정 절차가 내부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같은 처리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국세 채권이 통계상 소멸 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전산 오류가 아니라, 체납 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사례로 보고, 관련자 조치와 함께 제도 개선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번 감사의 출발점은 2020년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였다. 당시 국세청은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체납 규모조차 명확히 산출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국세청은 국회 지적에 대한 후속 보고와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국감 직후 체납 현황을 전면 재점검했다.

 

그 결과, 임시 집계된 누적 체납액은 약 122조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2021년 6월 체납 현황 공개를 앞두고 누적 체납액을 100조원 미만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설정했다.

 

 

감사원은 당시 연간 체납 정리 실적과 소멸 규모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20조원 이상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2020년 한 해 동안 현금으로 정리된 체납액은 약 10조원 수준이었고, 자연 소멸된 세액도 10조원 안팎에 그쳤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목표 달성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세채권 소멸시효 관리에 집중했다. 국세채권은 법정 기간이 지나면 징수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압류 등 조치가 이뤄질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감사 결과, 일부 압류 재산에 대해 압류 해제 시점이 소급 적용되거나, 소멸시효 기산일이 내부 기준과 다르게 전산 시스템에 반영된 사례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법인 예금채권, 보험금 채권, 고액 체납자 일부 사례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에는 추적조사 대상으로 관리되던 체납자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이러한 처리로 인해 2021년 한 해 동안 약 1조1891억원 규모의 국세 채권이 통계상 소멸 처리됐으며, 유사한 방식의 사례가 2022년과 2023년에도 이어져 누적 규모가 약 1조4268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단일 부서의 실수가 아니라, 본부와 일선, 전산 시스템과 성과관리 체계가 함께 작동한 구조 속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국세청이 직원 성과평가에 누적 체납액 감축 실적을 반영하면서, 현장에 상당한 부담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함께 지적했다. 체납 규모 관리가 단순한 참고 지표를 넘어, 조직 운영과 평가 요소로 연결되면서, 수치 중심의 관리가 우선시되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이번 사안을 “특정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통계 관리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드러난 사례”로 규정했다.

 

 

감사원은 당시 국세청장과 담당 국장이 이미 퇴직한 상태이고, 체납 정리라는 정책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관리상 문제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포상 및 인사 관리 시 참고하도록 통보하는 조치를 내렸다.

 

현재 재직 중인 일부 담당자들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다만 국세 채권이라는 국가 재정의 핵심 지표가 영향을 받은 사안에 비해, 조치 수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고의성을 단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고, 정책 집행 과정에서 기준 이탈 사례가 누적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소멸시효 관리 기준 명확화 ▲압류·해제 절차 전산 통제 강화 ▲체납 통계 산정 과정에 대한 이중 검증 체계 구축 ▲체납 관리 성과지표 개선 등을 통보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체납 징수 성과뿐 아니라, 국가 재정 통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체납액 규모는 매년 국회 보고와 정부 재정 운영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수치 산정 과정의 투명성과 외부 검증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국세 채권은 국가 재정의 기초 자료인 만큼, 관리 기준과 전산 처리 과정의 명확성, 그리고 사후 점검 체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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