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금)

  • 흐림동두천 2.0℃
  • 흐림강릉 6.8℃
  • 흐림서울 3.6℃
  • 흐림대전 3.9℃
  • 구름많음대구 7.6℃
  • 흐림울산 7.3℃
  • 흐림광주 7.4℃
  • 흐림부산 8.7℃
  • 흐림고창 5.0℃
  • 맑음제주 9.5℃
  • 구름많음강화 3.8℃
  • 흐림보은 2.7℃
  • 흐림금산 4.3℃
  • 맑음강진군 8.5℃
  • 흐림경주시 7.3℃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은행

[이슈분석] 50대가 20대의 두 배…은행권 감원 한파, 구조적 원인은?

사상 최고 실적에도 연말 희망퇴직 줄이어
정년연장·임금피크·고연차 고정급 구조가 만든 장기적 비용 압력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권이 올해도 예외 없이 연말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0조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인력 구조조정 바람은 되레 거세지고 있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복지를 내세우던 시중은행이 매년 수백 명의 인력을 내보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 인력 구조의 비대칭성, 판관비 구조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실적과 무관하게 반복되는 감원?

 

올해 은행권은 실적 면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일반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순이익이 증가했고, 시중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4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실적과 인력 운영은 더 이상 정비례 관계가 아니다.

 

비대면 금융 확대로 영업점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창구 중심 인력의 활용도가 감소했다. 2021년 3079곳이던 주요 은행 영업점은 2024년 2705곳으로 4년 만에 374곳이 사라졌다. 올해 또한 분기마다 점포 순감소가 이어지는 추세다.

 

이로 인해 인건비가 절대적으로 높은 은행권에서 판관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은 ‘희망 퇴직’이 됐다. 실제 4대 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20년 52.25%에서 올해 42.4%까지 10%p 가까이 떨어졌다. 인건비 축소가 지표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희망퇴직이 은행권 비용 구조의 변수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또 다른 근본 원인이 있다. 바로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다. 2000년대 초반 대규모 채용 결과로 50대 이상 직원 비중이 빠르게 늘었고, 조직 상층부가 과밀화되면서 승진은 막히고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 전형적인 비효율 구조가 고착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은행 직원 중 50대 이상 비중이 22.7%로 20대(11.2%)의 두 배 수준이다. 고연차 고정급 인력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면점포 감소까지 겹치자 조직 슬림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AI 기반 자동화와 모바일 채널 중심의 금융환경 변화가 속도를 내면서 인력 재편 압력이 더욱 심해졌다. 단순 창구 업무는 이미 기계가 대신하고 있는 측면이 있고 상담과 심사, 리스크 관리 영역 역시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력 부담 해소를 위해 은행들은 신규 채용은 최소화하고, 계약직과 경력직 중심의 단기 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게다가 정년연장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은행권의 판관비 압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늘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보수는 유지되기 때문에 대규모 승진 적체와 고정비 증가는 앞으로도 구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희망퇴직과 점포 축소는 단기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닌, 미래 발생할 비용 폭탄을 선제적으로 막아내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감축을 넘어 재편으로…얼마나가 아닌 어떻게의 문제

 

은행권에선 디지털·AI 중심 조직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희망퇴직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인력 조정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채용을 지속하려면 기존 인력 구조의 점진적 축소가 병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인력 구조 재편 전략은 ‘얼마나 감축하느냐’ 문제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재편하느냐’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의 창구 인력을 어떻게 재교육할지, AI·데이터·보안 인력 수요를 어떻게 충원할지, 지역 금융 접근성 보장과 점포 축소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연차 인력 체계와 보수 구조를 어떻게 조정할지 등 문제가 향후 은행권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제 은행권의 인력 재편 전략은 생존 전략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