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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진보정부 110조↓, 보수 90조↑’ 재경부 세수추계위 개편…의혹 사라질까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재정경제부가 정권 따라 세수추계를 축소, 확대하는 방식으로 보수정권을 암묵적 지지해왔다는 ‘정치 편향 의혹’을 벗기 위한 첫발을 뗀다.

 

재경부는 지난 5일 ‘세수추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입법예고를 완료하고, 조만간 심사절차를 마무리하고 공포할 예정이다. 설 연휴 등을 감안할 때 3월~4월 정도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재경부 세제실에서 이뤄진 밀실논의를 재경부 1차관이 주재하는 관계기관 실장급 회의로 격상해 칸막이는 걷어내고, 책임성은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참석자는 위원장 재경부 1차관, 부위원장 세제실장, 재경부 차관보‧국고실장‧조세총괄정책관, 기획예산처 미래전략기획실장‧예산실장, 국세청 차장과 관세청 차장이 각 위원으로 참석하며, 기존에 세수추계에 참여하던 국책연구기관 등은 자문단 형식으로 계속 참여한다.

 

일단 세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국세청과 관세청 징수 관련 국장들이 참석하는 과거에 비하면, ‘보는 눈’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정부가 마음먹고 세수추계를 비틀려면 비틀 수는 있지만, 재경부와 예산처로 견제구도를 만든 상황에서 ‘보는 눈’들을 무시하기는 훨씬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 정권 편향의 낙인

 

재경부 세수추계는 그간 경제관료들의 암묵적 정치 편향 의혹을 받아왔다.

 

세수추계는 다음 연도 예산안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능으로 내년도 세금 수입이 많다고 추계하면, 내년도 예산안을 확대할 수 있고, 거꾸로 적다고 추계하면 예산안을 작아지게 할 수 있다.

 

일각에선 경제관료들이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세수추계를 과다확대 추계해서 정권을 밀어주고,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대폭 축소 추계해 정권 사보타주를 한다는 의심을 제기해왔다.

 

2024년 7월 9일 MBC백분토론에 출연한 이혜훈 전 의원도 오버슈팅(세수 과다추계), 언더슈팅(세수 축소추계)이 공공연하다는 뉘앙스로 발언하기도 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 세제실은 실제로 가장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인 2018년 본예산의 경우 세수 추계치가 268.1조원이었지만, 실제는 293.6조원이 걷히며 –25.4조원을 축소추계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격노하여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 것을 경고했으나, 문재인 정부 레임덕 시점인 2021년 당시 기재부 세제실은 본예산 대비 –61.4조원, 2022년엔 –52.6조원을 축소추계했다. 오차율은 각각 21.7%, 15.3%에 달했다.

 

세수추계는 추정치인 만큼 어느 정도 오차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지만, 3% 선을 넘어 두 자릿수의 오차가 난 것은 예삿일이 아닌데도 변변한 징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진보정부에서 2년간 –110조 넘게 언더슈팅을 갈겼던 기재부 세제실은 보수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불경기에도 90조 가까운 오버슈팅을 난사했다.

 

2022년 세수추계의 경우 불과 1~2월 때에는 세수가 부족하다던 기재부 세제실이 대선 직후인 5월 53.6조원의 초과세수가 확인됐다며 새 정부 인수위에 제출했다. 2023년 본예산 대비 세수오차액은 무려 56.4조원, 오차율은 –14.1%에 달했다.

 

기재부 세제실은 2024년 경기 위축과 법인세율 인하, 민간 소비 위축 등으로 세수가 늘어날 틈이 거의 없었음에도 30.8조원의 오버슈팅을 쐈고, 그해 세수오차율은 –8.4%에 달했다.

 

당시 민주당에서 ‘고의적 파울’ 의심이 커졌지만, 윤석열 정권 초반~내란기까지 야당이 뭔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었다.

 

대신 경제관료들의 정권 편향 의혹이 또렷해졌고, 세수추계 편향 의혹은 기획재정부의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분리 명분 중 하나가 됐다.

 

 

◇ ‘좋은 게 좋은 거’ 감사원, 이번에도 넘어갈까

 

아직 오버슈팅, 언더슈팅의 고의성이 밝혀진 바 없다.

 

2025년 5월 감사원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검사보고서’에서 재경부 세제실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경기를 낙관하면서 발생됐다는 수준의 결론이 났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추진한 세수추계모형 정보공개소송은 지난해 1월 1심 패소 및 항소포기로 마무리됐다. 서울행정법원이 추계모형과 관련한 정보의 존재여부를 기재부가 아니라 원고(용 의원)에 요구했다. 이는 법원이 사실상 알려주지 말라고 못 박은 모양새였다.

 

현재 진행되는 감사원 감사도 얼마나 사실규명을 할지 미지수다.

 

감사원 재정경제1과는 지난해 10월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에 착수하고, 최근 실지감사를 마쳤다.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는 2022년 감사원에서 당시 기재부에 세수모형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2023년부터 발생한 세수펑크 원인에 대한 감사다.

 

주요 책임자들이 퇴직한 상태이고, 행정조사의 한계상 고의성 입증은 쉽지 않으며, 혐의사실 확보 수준이 수사의뢰까지 도달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7~8월 발표할 전망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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